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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6장과 사도행전13장을 보면 같은 내용인 것 같은데 연대기가 다르게 표현된 것이 있습니다. 어떤게 맞을까요?
열왕기상 6:1은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기 시작한 시점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열왕기상 6:1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 지 사 년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
그런데 사도행전 13장에서 바울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약 450년이라는 숫자를 언급합니다.
사도행전 13:18–20
“광야에서 약 사십 년간 그들의 소행을 참으시고
가나안 땅 일곱 족속을 멸하사 그 땅을 기업으로 주시기까지 약 사백오십 년간이라
그 후에 선지자 사무엘 때까지 사사를 주셨더니”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450년이 사사 시대의 기간이라면, 어떻게 출애굽부터 솔로몬의 성전 건축까지는 480년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사울 40년, 다윗 40년, 솔로몬의 즉위 후 4년 등을 생각하면 숫자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어떤 해석에서는 사도행전 13:20의 450년을 오류로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사도행전 13:20에서 ‘450년’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가입니다. 개역개정의 문장만 보면 450년이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주시기까지’의 기간처럼 읽힙니다. 그러나 KJV 등 일부 번역에서는 450년을 사사들이 다스린 기간과 연결하여 번역합니다. 즉, 이 문제는 단순히 450년이라는 숫자가 틀렸느냐 맞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450년을 바울이 역사적으로 어느 구간에 배치하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더구나 사사기의 여러 통치 기간을 단순히 모두 더해서 450년이라고 계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사사들의 통치 기간과 이방 민족의 압제 기간이 서로 겹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도행전 13장의 450년을 곧바로 ‘사사들이 통치한 기간을 모두 합한 숫자’라고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오히려 이 구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성경의 서로 다른 두 역사 기록이 같은 시대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열왕기상 6장 1절은 매우 명확하게 출애굽부터 솔로몬 4년까지 480년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사도행전 13장은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의 광야생활과 가나안 정착, 그리고 사사 시대에 이르는 역사를 설명하면서 약 450년이라는 숫자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두 숫자를 단순히 450 + 사울 40 + 다윗 40 + 솔로몬 4 = 534년 처럼 더해서 비교하는 것은 사도행전의 450년이 정확히 어느 기간을 가리키는지를 먼저 확정하지 않고 계산하는 셈입니다.
결국 여기서의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450년은 무엇의 기간인가?”
성경의 숫자 문제는 때때로 계산기보다 문장의 주어와 시간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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