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텃밭 일기 : 배추농사는 어려워2
지난번에 배추가 벌레에게 거의 다 갉아먹혀 벌레를 잡고 한랭사를 덮어두었는데, 이건 이제 3주 정도 지난 사진이다.
가슴잎벌레가 거의 다 갉아먹어 도대체 제대로 자라겠나 했는데 그래도 어떤 것은 잘 자랐고 어떤 것은 벌레 피해를 극복하지 못해 제대로 크지 않거나 죽어서 새로 심은 것도 있고 해서 크기가 다 제각각이다.
하지만 절반 정도는 어느 정도 살아난 것 같아 나름 만족한다.
배추는 정말 키우기가 어렵다.
초반에 약을 쳐서 벌레가 먹지 못하게 해야 그나마 키울 만한 것 같다.
그런데 한랭사를 쳐도 미처 제거하지 못한 가슴잎벌레가 어디선가 자꾸 나온다.
한랭사가 별로 역할을 하지도 못하는 것 같고 배추 잎이 금방 커져서 한랭사를 더 벗겼다.
배추가 기대에 조금 못 미친 반면, 쪽파는 기대 이상이다.
아래와 같이 두 곳에 나누어 심었는데, 오른쪽은 올리비아가 일주일 먼저 심은 곳인데도 자라는 속도도 느리고 고르지도 않다. 심을 때 어떻게 심었는지 제대로 살펴보지 못해서 영 찜찜하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내가 심은 왼쪽은 늦게 심었는데도 훨씬 잘 자랐고 고르게 올라왔다.
이것도 주인을 알아보는 건가?
심은 깊이나 거름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쪽파 종구도 같은 것인데 차이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오른쪽은 비닐을 미리 씌워두어 흙이 다소 단단해진 상태에서 힘겹게 심었고, 왼쪽은 흙을 부드럽게 일군 상태에서 곧바로 심어 쪽파가 뿌리를 내리기가 훨씬 수월했던 모양이다.
앞으로 농사 지을 때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내 밭 옆에 봄부터 잡초만 무성하게 방치된 자투리땅이 있어 이장에게 물어보니 주인이 없다고 한다.
동창들이 운영하는 이 텃밭의 모임 대표를 텃밭답게 이장이라고 부른다.
올해 초 구획을 새로 나누면서 텃밭 도면과 다르게 밭이 하나 더 생겨 주인이 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그냥 묵혀두기엔 아까운 땅이라 내가 가꾸겠다고 말하고 돌과 풀을 골라낸 뒤, 평소 좋아하는 고수 씨앗을 뿌렸다.
고수만 심기에는 섭섭해서 한쪽 끝에는 상추를 심고, 다른 한쪽에는 무씨도 넣었다.
그런데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싹이 튼 게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저께 물도 듬뿍 주고 무 모종도 몇 개 사다가 보식했다.
상추는 비록 양은 적지만 첫 수확을 조금 해 왔다.
역시 내 손으로 직접 키운 것이라 그런지 달고 맛있다.
무엇이든 직접 땀 흘려 가꾼 것이 최고다.
이런 게 바로 농사짓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난주에 공동텃밭의 고구마를 캤는데, 기가 막히게도 고구마를 단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지난주에 공동텃밭 고구마 캐기 행사를 했는데 고구마도 못 캐고 나눔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구석에 조금 심은 땅콩은 어느 정도 잘되었고, 자기 텃밭에서 아주 잘된 땅콩을 전부 나눔해 준 친구가 있어 행사에 온 스무 명이 넘는 친구들에게 땅콩만은 조금씩 나누어 줄 수 있었다. 그 친구는 최근 은퇴해서 단양에서 실제로 농사를 짓고 있다.
고구마는 그늘지고 모래가 많은 땅에 심은 데다, 밭에 볕이 잘 들지 않고 잡초까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게다가 공동텃밭을 도맡아 돌보는 이도 없다 보니 그대로 방치되어 덩굴만 신나게 뻗어 나가고, 뿌리는 겨우 손가락만 한 것 몇 개를 건진 게 전부였다. 이런 황당한 일이 다 있다니...
다음에는 그 자리에 옥수수나 심어야겠다. 2년 전에 그 자리에 옥수수를 심었을 때는 정말 풍작이었으니 말이다.
지난 글 참고 => 배추농사는 어려워1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