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튀어야 산다
2026년 9월 16일, 날씨 맑음
가을날 따뜻한 햇빛과 하늘하늘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잔잔한 물가는 너무나 한가롭다.
얕은 물속에는 피라미(Pale chub), 모래무지(Gudgeon), 붕어(Crucian carp)도 보이고, 피라미와 비슷하지만 크기는 확실히 더 커 보이는 이름 모를 물고기도 보인다.
조금 더 깊은 다른 한쪽에는 가물치(Snakehead), 잉어(Carp) 그리고 자라(Softshell turtle)가 한 곳에서 같이 한가롭게 유영한다. 가물치는 물위로 올라와 입을 뻐끔거리기도 한다.
윤슬과 함께 피라미들이 배를 뒤집거나 때로는 튀어 오르는 낭만 가득한 탄천.
그런데 피라미를 자세히 보니, 튀어 오르는 것이 그냥 심심해서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피라미보다 훨씬 커 보이는 놈이 재빠르게 쫓아오자, 녀석은 그것을 피하려고 튀어 오른 것이다.
아하!
튀어야 사는구나.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 아래에서 한가롭게 노는 줄 알았더니, 피라미들도 나름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쫓고, 한쪽에서는 도망가고, 도망가는 놈은 물 밖으로까지 튀어 오른다.
허공으로 튀어 오른 피라미는 잠깐 반짝하고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다.
녀석이 사라진 자리에는 둥근 파문 몇 개만 남았다.
참 평화로운 탄천인데, 물속 사정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멀리서 보면 한 폭의 수채화 같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니 물속에서도 매일 쫓고 쫓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생각해 보면 사람 사는 것도 비슷한 것 같다.
멀리서 보면 다들 여유롭게 사는 것 같지만, 각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열심히 쫓고 또 도망가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도 튀어야 하는 사람들은 힘껏 튀어 보자.
튀어야 산다.
바람은 여전히 하늘하늘 불어오고 물빛은 다정하게 일렁인다.
이제는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작은 피라미 하나도 그냥 심심해서 그러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살아남느라 바쁜 ‘은빛 요정 피라미’의 무사한 하루를 응원한다.
윤슬과 함께 은빛 요정 피라미 영상 → https://www.youtube.com/shorts/qKerTPLBW1A
가물치, 잉어, 자라 영상 → https://www.youtube.com/shorts/_afIiEQz_o0
(이건 가물치와 잉어, 그리고 자라가 원테이크로 찍힌 영상이라 내심 뿌듯하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