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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의 식탁, 추석날 아침, 저녁]
어제 추석날 올리비아가 차려준 아침과 저녁 식사입니다.
점심은 사진을 못 찍었네요.
집에서 제사도 지내지 않고 오고 가는 손님도 없지만, 추석이라고 나름 신경을 썼네요.
어릴 때부터 장모님께서 명절을 준비하시던 것을 본 것이 있다 보니 명절 느낌 나게 깻잎전을 맛있게 부쳤습니다. 특히 저 깻잎은 텃밭에서 제가 직접 키운 것이라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호박전도 아주 맛납니다. 이건 제가 키운 건 아니지만 시골에서 형님이 키운 것을 가져온 것입니다. 5개나 가져왔더니 너무 많이 가져왔다고 투정을 하네요.
이번 추석 연휴에 아침, 점심, 저녁을 무던히 내주는 올리비아입니다.
연휴에는 아무 계획을 잡지 않았습니다.
요즘 저의 계획은 되도록이면 아무 계획도 잡지 않는 것입니다. 첫날 올리비아를 위해 IKEA에 한번 다녀온 것이 외출의 전부입니다. 올리비아한테는 아주 천천히 둘러보라고 하고, 저는 IKEA 주변을 잠시 산책하면서 아주까리 사진 좀 찍고, 5시간이나 식당에서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면서 아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무 계획을 잡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글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쓰고 싶은 글 리스트가 이미 수백 개가 딱 정해져 있다 보니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성경의 식물, 동물 같은 것은 아주 명확히 정해져 있고, 성경에 나온 것을 하나도 빼지 않고 글로 옮겨 보고 싶습니다. 다 하면 210여 개 정도입니다. 계절별 꽃도 직접 찍어 정리해 둔 1,000종류 이상의 식물 중 120개만 고르면 되는데, 인상적인 것들이 이미 마음속에 있다 보니 거의 정해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이렇게 하면 330개는 이미 글쓰기 리스트에 대기 중인 것들입니다.
몇 달간 제가 글쓰기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으며, 얼마나 이 일을 즐기는지 알기에 명절에도 무던히 삼시 세끼를 차려내 줍니다.
빈말이지만 고생하는 올리비아에게 그냥 나가서 먹자고 합니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이미 빈말인 줄 알고 있습니다. 또 명절에 마땅히 먹을 만한 곳도 없고, 있어도 적당한 가격에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기가 어려워 집에서 세끼를 다 준비합니다.
이 글을 언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고마운 마음을 글로 전해 봅니다.
오늘은 저녁이라도 한번 외식하고 와야겠습니다. 그런데 저녁을 좀 멀리, 올리비아가 좋아하는 원주의 소불고기집으로 다녀오려고 했는데 아들이 시간이 아깝다고 파스타를 해주겠다고 하네요. 엄마 편만 드는 줄 알았는데 이럴 때는 또 아빠 편을 들어 주네요. 덕분에 돈도 아끼고 아들의 요리도 맛보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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