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의 식탁 - 샐러드, 치아바타빵

Stanley의 유년 시절 : 1980년, 국민학교 6학년의 일기 - 석굴암


 1980년 6월 6일 금요일 날씨 흐림

힘은 모든 것을 정복하지만 그 승리는 극히 짧은 것이다. (링컨)

'석굴암'

버스를 타고 토함산으로 올라갔다. 

길은 아주 꼬불꼬불 했고 산은 굉장히 높았다. 

토함산 올라가는 길은 아스팔트로 깔려 있었다. 

토함산에 올라가 석굴암을 보니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었다. 

그 석굴암은 진짜 사람 같았다. 

특히, 가슴부터 어깨까지가 잘 만들어져 있고, 이마에는 보석이 박혀 있다. 

석굴암은 벌써 오래됬는데 금방 그것을 만든 같았다. 

우리는 우리 조상이 물려준 문화를 잘 보존하여야 겠다.

***

46년 전인 1980년에 국민학교(초등학교) 6학년 일 때 제가 쓴 일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당시 저의 그 어린아이같은 아니 진짜 어린아이의 그 순수한 시선과 감탄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네요.

버스 타고 구불구불한 아스팔트 길을 올라가며 느꼈던 산의 높이에 대한 솔직한 감상부터, 거대한 석굴암 본존불을 마주했을 때 '진짜 사람 같다'고 표현한 대목은 그때의 직관적이고 순수한 감수성을 보여줍니다. 

토함산 올라가는 길이 아스팔트로 되어 있다는 설명이 눈에 띕니다. 그 당시 제가 다니던 길은 신작로라고 해봐야 차만 지나가면 먼지가 펄펄 날리는 그냥 흙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도로가 전부 아스팔트로 깔린 신세계인 문명 세계에 들어와 보니 아스팔트가 먼저 보였던 거지요. 그 당시에는 아스팔트가 드물었습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묘사에서 가슴과 어깨의 균형감을 포착해서 언급해 낸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가슴이나 어깨 같은 특정 부위를 콕 집어서 평가를 한 걸 보니 이때부터 저의 엔지니어 기질이 좀 있었나 봅니다. 특히나 요즘에 '단원을 만나다 : 엔지니어의 시선에서 본 단원 풍속도첩' 글을 집필을 하고 있으니 참 이 때의 일기와 현재의 저도 그냥 우연히 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제일 처음 분석한 '논갈이'에서 쟁기질하는 농부의 좌측 어깨가 왜 위로 그렇게 들려져 있는지 장황하게 했는데... 저의 안목이란 46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요. 하하하.

오랜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방금 만든 것처럼 생동감 있게 다가왔던 그날의 경이로움이 느껴지고, 마지막에 조상의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야겠다는 의젓한 다짐으로 글을 맺은 모습에서는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무려 46년이나 흘렀지만 그 시절의 공기와 감정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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