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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3월 31일 월요일 날씨 비 3
'거짓말'
하교길에 마을까지 왔는데 형님이 집에서 진등을 가려고 하셨다.
아마 차를 타고 점촌에 가실 거라고 짐작이 되었다.
집에 와서 조금 있으니까 누나가 왔다.
그리고는 어제 과자를 반 밖에 안 먹었기 때문에 먼저 과자봉지를 들여다 보았다.
과자 어쨌느냐고 묻기에 집에 와 보니까 없다고 내가 말했다.
사실은 내가 집에 와서 다 먹 었던 것이다.
이런 거짓말은 이제 안하겠다.
***
비 내리는 하굣길의 풍경입니다. 진등은 본 마을과 좀 떨어져 있는 신작로에 있는 마을 입구의 또 다른 작은 마을입니다. 형님이 집에 있다 버스를 타고 시내인 점촌에 가시려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누나가 어제 큰 형님이 제대하면서 사온 종합선물세트의 남겨둔 절반의 과자 봉지를 확인하는 순간, 결국 그 과자를 내가 다 먹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 많던 과자를 저 혼자 다 해치운 겁니다. 그런데 누나가 과자에 대해서 묻자 모른다고 잡아 뗐습니다. 그렇게 둘러댄 뒤 양심에 찔렸나 봅니다. 곧바로 일기장에 사실은 내가 다 먹었다고 고백합니다.
무슨 과자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때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소라과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과자 한 봉지를 둘러싼 누나와의 작은 사건입니다. 비 오는 날 집안의 공기와 함께, 그때의 일이 4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기장 한 장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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