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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난제 :
하나님은 암사슴을 낙태하게 하시는 분? 아니면 참나무를 비트시는 분?
시편 29편 9절은 여러가지 다른 번역본을 비교해 보면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어떤 성경은 하나님이 '낙태'를 유발한다고 하고, 어떤 성경은 '새끼를 낳게(출산)' 하신다고 하며, 심지어 영어 성경(NIV)은 '참나무를 비튼다'고 번역합니다. 하나의 구절이 어떻게 이렇게 천차만별로 바뀔 수 있을까요?
개역개정: 여호와의 소리가 암사슴을 낙태하게 하시고 삼림을 말갛게 벗기시니…
킹제임스(KJV) / NASB: 주의 음성이 암사슴들로 하여금 새끼를 낳게 하고(to calve) 삼림을 드러나게 하나니…
NIV: 여호와의 소리가 참나무를 비틀고(twists the oaks) 숲을 벌거벗기시니…
1. 번역이 완전히 갈라진 이유: '모음이 없는 히브리어'
이 모든 혼란의 원인은 히브리어 원문의 특성에 있습니다. 고대 히브리어는 자음으로만 기록되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된 단어는 'ul' 계열의 자음입니다. 이 자음에 어떤 모음을 붙여 읽느냐에 따라 단어의 뜻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암사슴(Deer)'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참나무(Oak)'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죠.
2. 솔직히 저도 오랫동안 "참나무를 비튼다"는 번역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참나무보다는 당연히 생동감 있는 '암사슴'이 숲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시편 29편 전체를 다시 찬찬히 음미해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문학 형식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참나무를 비튼다(뒤흔든다)'가 정답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 구절을 어색하게 느낀 건 '비튼다'라는 표현이 문학적으로 매끄럽게 번역되지 못한 탓일지 모릅니다. 만약 한국 정서에 맞게 '참나무를 뒤흔든다" 또는 '참나무를 턴다'라고 번역했으면 훨씬 더 가슴에 와닿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새번역에서는 '상수리나무를 흔드신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적절한 번역입니다.
저에게는 어릴 적 참나무에서 꿀밤(도토리)을 수확하기 위해 나무를 많이 뒤흔들고 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남들은 보통 돌로 나무 아래쪽을 찍어서 털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참나무 아래쪽은 돌에 맞은 큰 상처들이 다들 나 있었지요. 하지만 워낙 크고 단단한 나무는 웬만한 돌로 찍어서는 튼튼한 줄기에 큰 진동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참나무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온 힘을 다해 발로 흔들며 나무에서 꿀밤(도토리)를 털었습니다. 그러면 줄기와 가지가 사정없이 흔들리며 아직 약간 파란 꿀밤들까지 한꺼번에 우수수 떨어질 정도로 확실하게 털리곤 했습니다.
폭풍우와 천둥이라는 시편 29편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 '나무를 뒤흔들고 터는 진동'과 연관 지어 보면 모든 의문이 시원하게 풀립니다.
시편 29편의 거대한 스케일: 이 시편은 여호와의 소리(폭풍우와 천둥번개)가 레바논의 거대한 백향목을 부수고, 가데스 광야를 통째로 진동시키는 웅장한 권능을 노래합니다. 직전 절(8절)이 '광야의 진동'으로 끝났기 때문에, 9절 역시 하늘을 찌르는 신의 천둥소리가 거대한 대자연을 사정없이 뒤흔들어, 참나무 꼭대기까지 통째로 뒤흔들리고 떨리는 강력한 진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완벽한 평행대구 구조: 성경 시편은 앞줄과 뒷줄이 짝을 이루는 규칙이 있습니다. 9절을 참나무로 해석하면 [참나무를 뒤흔들어 털고(식물)]와 [삼림의 잎을 모두 털어 벌거벗기시니(식물/숲)]가 완벽한 대칭을 이룹니다. 마치 하늘 위에서 거대한 신의 손길이 참나무 꼭대기를 붙잡고 세차게 뒤흔들어 숲의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 장엄한 묘사입니다. 반면 암사슴(동물)으로 해석하면 이 거대한 진동의 흐름과 대칭이 순간적으로 뚝 끊기게 됩니다.
📖 시편 29편 전체 읽어보기
이 거대한 진동의 시각적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며, 시편 29편 전체를 한번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시편 29편] 1 너희 권능 있는 자들아 영광과 능력을 여호와께 돌리고 돌릴지어다2 여호와께 그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며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 3 여호와의 소리가 물 위에 있도다 영광의 하나님이 우렛소리를 내시니 여호와는 많은 물 위에 계시도다 4 여호와의 소리가 힘 있음이여 여호와의 소리가 위엄 차도다 5 여호와의 소리가 백향목을 꺾으심이여 여호와께서 레바논 백향목을 꺾어 부수시도다 6 그 나무를 송아지 같이 뛰게 하심이여 레바논과 시룐 을 들송아지 같이 뛰게 하시도다 7 여호와의 소리가 화염을 가르시도다 8 여호와의 소리가 광야를 진동하심이여 여호와께서 가데스 광야를 진동시키시도다 9 여호와의 소리가 참나무를 비틀어(틀어) 흔드시고 삼림을 말갛게 벗기시니 그의 성전에서 그의 모든 것들이 말하기를 영광이라 하도다 10 여호와께서 홍수 때에 좌정하셨음이여 여호와께서 영원하도록 왕으로 좌정하시도다 11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힘을 주심이여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평강의 복을 주시리로다
💡 글을 맺으며
시편 29편을 온전히 다 읽어 보시니 어떠신가요?
단단하기로 이름난 참나무 꼭대기까지 단숨에 뒤흔들어 온 숲을 벌거벗겨버리는 '하늘의 거대한 진동과 폭풍우'를 상상해 본다면, 참나무라는 해석이 이 시편의 웅장한 스케일을 얼마나 완벽하게 완성해 주는지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천둥소리에 깜짝 놀란 '암사슴의 낙태(출산)'와 숲 전체를 뒤흔들어 속살을 드러내는 '참나무 뒤흔들기(털기)' 중, 거룩한 하나님의 권능으로서 사뭇 어떤 쪽이 더 깊이 와닿으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세요!
#성경난제 #암사슴 #참나무 #낙태시키다 #비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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