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테오반고흐 : 3-2《까마귀가 날아오르는 밀밭》 - 테오야, 난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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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테오반고흐] 불멸의 화가를 완성한 위대한 화상 

까마귀가 날아오르는 밀밭》- 테오야, 난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 빈센트 반 고흐 -  Vincent van Gogh -까마귀가 날아오르는 밀밭 (1890) ]

장소: 오베르되즈와즈, 라부 여관 2층 5호실

시기: 1890년 7월 28일 밤 ~ 7월 29일 새벽

테오는 파리에서 전갈을 받고 핏발 선 눈으로 달려온 테오가 라부 여관의 좁고 어두운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좁은 침대 위, 피로 물든 흰 셔츠를 입은 빈센트가 차가운 식은땀을 흘리며 누워 있었다. 옆 협탁에는 요동치는 검은 하늘과 황금빛 밀밭 위로 까마귀떼가 날아오르는, 방금 말라가는 캔버스가 놓여 있었다.

"형...! 형, 나 왔어! 나 테오야!"

테오는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빈센트의 식어가는 손을 움켜잡았다. 지독한 총탄 냄새와 피비린내가 작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빈센트는 힘겹게 껍질 같은 꺼풀을 올려 동생을 바라보았다. 붉은 수염 사이로 옅은 미소가 번졌다.

"왔구나, 테오... 내 착한 동생..."

"왜 그랬어...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형! 내가 더 자주 오지 못해서 그래? 내가 보낸 돈이 모자라서 그랬어?"

테오는 형의 손을 자신의 뺨에 비비며 억눌린 오열을 터뜨렸다. 눈물이 쏟아져 내려 빈센트의 마른 손등을 적셨다.

"형, 조금만 더 견뎌줘. 제발... 파리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를 불러왔어. 조금만 견디면 다 나을 수 있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 형이 그렇게 원하던 남부의 아틀리에를 만들자. 고갱도, 피사로도 다 불러서 형의 예술을 완성하자. 내가 무슨 수를 써서든 다 해줄 테니까 제발...!"

테오는 형의 목숨을 잡아두려는 듯, 놓지 않겠다는 듯 손가락이 하얗게 질리도록 빈센트를 끌어안았다.

그러나 빈센트는 떨리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자신을 안고 울부짖는 동생의 젖은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평생 자신을 괴롭히던 광기와 환청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너무나도 맑고 평온한 눈빛이었다.

"슬퍼하지 마라, 테오야..."

빈센트는 가쁘게 숨을 내쉬며, 차분하고 낮게 마지막 고백을 건넸다.

"비극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La tristesse durera toujours)... 하지만 기억해다오. 내가 붓을 들고 세상에 남긴 모든 것, 내 캔버스 위에 흘린 모든 핏방울은... 오직 너를 위한 것이었단다. 테오야, 난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형...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형!"

"너는 나에게 단순한 동생이 아니었다. 너는 내 붓이었고, 내 물감이었으며, 세상이 나를 미치광이라 부를 때 유일하게 내 영혼을 믿어준 나의 구원자였다... 이제 그만 고통에서 벗어나 쉬고 싶구나."

7월 29일 새벽 1시 30분.

빈센트의 손이 스르륵 힘을 잃고 테오의 뺨에서 떨어져 내렸다. 거친 숨소리가 멈추고, 오베르의 깊은 어둠 속으로 완벽한 침묵이 찾아왔다.

"형...? 형! 눈 좀 떠봐, 빈센트!"

테오는 숨이 들어가지 않는 형의 가슴에 귀를 대고 울부짖었다. 차갑게 식어가는 형의 시신을 품에 안은 테오는 거친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세상의 모든 바람을 혼자 막아서던 파수꾼의 뼈가 마침내 부러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테오는 차가운 침대 발치에 이마를 찧으며, 하나님을 향해 찢어지는 가슴으로 마지막 통곡의 기도를 올렸다.

"하나님... 제 가슴을 찢어발기소서. 제 영혼을 거두어 가시고 저 불쌍한 형을 살려주소서...

평생을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 피를 토하며 그림을 그렸던 사람입니다. 세상이 내던진 그 차가운 돌멩이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오직 하나님의 빛을 화폭에 담으려 안간힘을 썼던 순수한 영혼입니다.

왜 이 선한 사람에게 이토록 잔인한 비극만을 주셨습니까... 왜 마지막 순간까지 빵 한 조각, 마음 편한 안식 하나 허락하지 않으셨습니까..."

테오는 형의 마른 손을 꼭 쥔 채,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하늘로 들었다.

"그러나 하나님... 이제 형의 그 아프고 쓰라린 영혼을 주님의 품에 거두어 주십시오. 세상의 모든 오물과 비난, 지독한 가난과 광기의 사슬을 끊어주시고... 형이 그토록 그려대던 저 노란 해바라기밭에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하나님의 빛 속에서 편히 쉬게 해주십시오.

형... 조금만 기다려...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형이 외롭지 않게, 나도 곧 형이 있는 그 빛의 세계로 갈 테니까..."

창밖 오베르의 밀밭 위로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밝아오고 있었다. 형 빈센트는 마침내 고통이 없는 영원한 안식 속으로 들어갔고, 침대 곁에 홀로 남겨진 동생 테오는 형의 식어가는 손을 잡은 채, 자신의 남은 영혼마저 형의 뒤를 따라 태워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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