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2037 1권 : 발렌시아의 인장 - 태초의 소음

 PROJECT 2037 1권 : 발렌시아의 인장

프롤로그

 





"In the beginning was the Word, and the Word was with God, and the Word was God."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 요한복음 1장 1절











 

인류는 오랫동안 착각했다. 그 말씀(Logos)이 성경책에 적힌 문자나, 인간의 언어일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오만이었다. 신은 인간의 언어로 속삭이지 않는다.

태초에 있었던 것은 말씀이 아니라 파동(Wave)이었다. 우주를 팽창시킨 첫 번째 진동. 만물을 구성하는 완벽한 주파수. 빛이자, 소리이자, 에너지인 그 순수한 공명(Resonance).

인간의 육체는 본래 그 주파수를 담는 숭고한 그릇이자,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에 전달하도록 창조된 목적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인간은 어리석었다. 우리는 그 무한한 신의 목소리를, 고작 성배(Grail)라는 차가운 물질 속에 가두려 했다.

1417년, 스페인 사군토의 붉은 용광로 앞. 성배가 잘못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제 세바스티안은 결단을 내렸다. 그가 성배를 불길 속으로 던지던 순간, 완벽했던 신의 소리는 처참하게 깨어지며 비명이 되었다. 600Hz의 거대한 불협화음이 골전도를 타고 인간의 천추와 두개골을 짓눌렀다. 용광로에서 튀어 오른 성배의 파편들은 사제의 몸과 세상의 지맥으로 흩어졌다.

그날 이후, 신의 소리는 저주받은 소음이 되었다.

산산조각 난 176개의 파편은 600년 동안 세상을 떠돌며 끔찍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돌 속에 박혀 비틀린 형상을 만들고, 강철을 울려 인간을 광기로 몰아넣었다. 투리아강에서 사체나 먹던 보잘것없던 존재들은 성배의 파편을 맞고 자아를 얻어 악의 축, 가고일 군단으로 변이했다. 론하의 부패한 상인들과 상층부 권력자들은 황금눈(OA)이라는 인장을 공유하며 대를 이어 악의 기운을 수호했고, 발렌시아에 40년 주기로 찾아오는 대홍수의 시련을 이용해 인류를 지배하려 했다.

1517년, 누군가 대재앙의 주기를 깨닫고 론하 지하 서고에 40년 주기 13단계의 비밀을 담은 고서를 봉인한 이래로, 세상은 숨막히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600년이 흐른 2037년, 인류 절멸의 대홍수가 예고되어 있다.

2003년 론하 지하에서 그 비밀 고서를 발견한 이래, 나는 24년 동안 이 순간을 준비해 왔다. 내 안에는 성배 파편이 남긴 황금눈의 유전 인자가 흐르고 있으며, 나는 악어뼈 안경을 쓴 채 지각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미세한 진동을 수신한다.

나와 함께 살아있는 다리가 되어준 멘토 에릭 폰테스 교수, 그리고 전 세계 12개 거점에 지구의 진동을 제어할 144,000톤의 거대한 철골 구조물을 세워둔 건축가 칼라트라바. 우리는 600년 동안 예술가들이 자신의 피와 빛으로 숨겨온 주파수의 파편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흩어진 결계의 조각들을 찾아 저들의 오만한 황금눈(OA)을 뒤집고, 온전한 구원의 열쇠인 알파와 오메가(AO)의 봉인을 완성해야만 한다.

지각의 무게와 해수면 아래의 수압처럼 세상을 짓누르는 저들의 소음 속에서, 나는 이제 그 광기의 교향곡을 멈추려 한다.

나의 이름은 세바스티안. 세상의 모든 불협화음을 지우고, 태초의 침묵(Silence)을 되찾으러 가는 자다.

본 작품은 픽션입니다. 인용된 성경 구절의 해석과 역사적 설정은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에 기반한 것으로, 실제 종교적 교리나 사실과는 무관함을 밝임을 밝힙니다.




본 작품은 픽션입니다. 인용된 성경 구절의 해석과 역사적 설정은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에 기반한 것으로, 실제 종교적 교리나 사실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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