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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2037 1권 : 발렌시아의 인장
1권 제7장: 키메라의 탄생
[라론하 데라세다 외벽의 키메라 부조]
15세기 비망록의 도판은 의식의 과정을 지나, 마침내 그 부정한 합체가 몰고 온 최종적인 결과물—'키메라'의 탄생을 증언하는 구역으로 이어졌다. 지하 자료실의 서늘한 공기 속에서 세바스티안의 손가락은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
외벽 조각 속 박제된 키메라는 결코 단순한 석공의 상상력이 만든 픽션이 아니었다. 그것은 연금술적 배합으로 태어난 실존하는 괴물이자, 라 론하의 음산한 주파수가 육체로 구현된 첫 번째 방주였다.
도판에 묘사된 키메라의 형상은 기이할 정도로 정교하면서도 흉측했다. 무표정한 듯 깊은 절망을 담은 인간의 얼굴, 그 머리 뒤로 길게 두건처럼 늘어진 가죽질의 거친 날개, 그리고 아래쪽으로 뻗어 나온 매의 발톱과 웅크린 맹수의 몸통. 비망록은 이 끔찍한 혼종이 단순한 조각상으로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삼중 배합의 결정체는 석조의 껍데기를 안에서부터 깨부수고 차가운 숨을 내쉬었다. 그 괴물은 돌의 냉혹함으로 고통을 느끼지 않았으며, 짐승의 폭압적인 번식력으로 유전자 속에 침투했고, 인간의 지혜로 자신의 기형성을 외투 밑에 은밀히 숨겼다."
이 금기된 탄생의 목적은 명확했다. 라 론하 데 라 세다의 어두운 그늘 아래에서 도시의 금권과 종교를 지배하려 했던 포식자들, '황금눈' 가문은 자신들의 유약한 인간적 한계를 넘어서고자 했다. 이사벨라는 그들에게 가고일의 영생과 키메라의 부정한 액체를 주입했다.
키메라의 씨앗을 이식받은 황금눈의 후예들은 겉으로는 고결한 귀족과 학자, 사제의 탈을 썼으나, 혈관 속에는 600Hz에 달하는 가학적 소음과 짐승의 포악한 생존 본능을 짙게 풍기는 변종 포식자로 진화해 갔나. 그들은 세대와 세대를 넘어 인간의 유전자 속에 완벽히 숨어들었다.
비망록의 가장 마지막 장, 핏빛 먹물이 묵직하게 번져 있는 페이지에는 이사벨라가 직접 자신의 뼈를 깎아 남긴 듯한 섬뜩한 유언이 새겨져 있었다.
"우리의 피 속에는 이제 돌의 무정한 냉혹함과 짐승의 사나운 갈망이 함께 흐른다. 라 론하 데 라 세다가 이 땅에 단단히 뿌리박고 서 있는 한,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쓴 채 영원히 번식하고 도시의 최상위에서 지배하리라."
세바스티안은 거친 숨을 내쉬며 손에 든 촛불을 높이 들었다. 지하 자료실 구석에 놓인 때 묻은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과 함께, 라 론하 외벽에 새겨진 그 부정한 성배의 여인, 그리고 인간의 얼굴을 한 채 비웃는 키메라의 환영이 겹쳐 보였다.
발렌시아 대학교 고고학과 학생으로서 그가 탐구해 온 이 위대한 건축물의 아름다움 뒤에는, 인간의 정기를 갈취하고 짐승의 씨앗을 섞어 괴물의 혈통을 창조하려 했던 끔찍한 연금술의 역사가 도사리고 있었다. 500년 전 풍구로 강제로 끌어올린 짐승의 정기와 가고일의 부정한 씨앗, 그리고 이사벨라가 빚어낸 키메라의 기형적인 주파수는 이 기괴한 석조 건물 전체에 스며들어, 지금도 발렌시아의 어두운 지하 혈관 속에서 서늘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라론하 데라세다 외벽의 키메라 부조 동영상 => https://www.youtube.com/shorts/A7QXH_phI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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