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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야기
매미의 일생과 매미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매미의 일생은 지극히 극적이다. 알에서 시작해 애벌레로 부화하고, 수년간 땅속 생활을 거쳐 마지막 탈피인 우화에 이르기까지 전 구간에 걸쳐 완전히 다른 형상으로 변모하는 한 편의 압축된 서사시와 같다. 그 생의 궤적과 그 안에 담긴 깊은 섭리를 톺아본다.
1. 알에서 부화까지: 1년의 침묵과 분산의 지혜
한여름 암컷 매미는 연한 나뭇가지로 올라가 배 끝의 톱 모양 산란관으로 껍질과 목질부를 뚫는다. 한 곳에 몰아 낳지 않고, 가지의 결을 따라 조금씩 옮겨 다니며 여러개씩 일렬로 나누어 알을 새겨 넣는다. 한 가지가 말라 죽더라도 종의 전멸을 막기 위한 치밀한 위험 분산이다. 이렇게 낳은 알은 당해에 깨어나지 않고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뒤, 이듬해 초여름이 되어서야 비로소 세상에 나온다. 하나의 생명이 껍질을 깨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0개월에서 1년. 대부분의 매미는 이 긴 침묵의 월동을 생의 첫 번째 관문으로 삼는다.
2. 땅을 향한 맨몸의 추락: 결단과 기상
시기와 속도: 부화한 2mm 남짓의 애벌레는 나무 위에 지체하지 않는다. 알껍질을 찢고 나오는 데 몇 분, 몸을 건조하는 데 약간의 시간을 보낸 뒤 즉시 바닥으로 몸을 던진다.
추락의 방식: 매미에게는 실을 뽑아 내리는 능력이 없다.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오직 맨몸으로 공중을 가른다. 워낙 가벼운 체구 덕에 부상은 없다. 나뭇가지에서 지상으로 몸을 던진 애벌레는 지면에 닿으면 곧바로 흙을 파헤치고 들어가 뿌리를 찾아 자리를 잡는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시어는 이 어린 애벌레 앞에서 무력하다. 그들은 날개 없이, 완벽한 맨몸으로 자유 낙하한다.
시기와 속도: 부화한 2mm 남짓의 애벌레는 나무 위에 지체하지 않는다. 알껍질을 찢고 나오는 데 몇 분, 몸을 건조하는 데 약간의 시간을 보낸 뒤 즉시 바닥으로 몸을 던진다.
추락의 방식: 매미에게는 실을 뽑아 내리는 능력이 없다.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오직 맨몸으로 공중을 가른다. 워낙 가벼운 체구 덕에 부상은 없다. 나뭇가지에서 지상으로 몸을 던진 애벌레는 지면에 닿으면 곧바로 흙을 파헤치고 들어가 뿌리를 찾아 자리를 잡는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시어는 이 어린 애벌레 앞에서 무력하다. 그들은 날개 없이, 완벽한 맨몸으로 자유 낙하한다.
3. 어둠을 뚫고 올라오는 시각: 은밀한 이동
시기: 땅속에서 수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나무의 수액을 받으며 때를 기다린다. 성충의 형상을 갖추기 위해 지상으로 향하는 계절은 한여름이다.
시간대: 해가 진 후부터 야심한 밤 사이에 일제히 지상으로 오른다. 낮의 빛은 천적의 표적이 되기 쉽고, 강한 열기는 날개가 피어나기도 전에 껍질을 말려버리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그들은 어둠의 시간을 택한다.
시기: 땅속에서 수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나무의 수액을 받으며 때를 기다린다. 성충의 형상을 갖추기 위해 지상으로 향하는 계절은 한여름이다.
시간대: 해가 진 후부터 야심한 밤 사이에 일제히 지상으로 오른다. 낮의 빛은 천적의 표적이 되기 쉽고, 강한 열기는 날개가 피어나기도 전에 껍질을 말려버리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그들은 어둠의 시간을 택한다.
4. 우화(羽化)의 시간: 변모의 경이
지상 근처 지표면까지 올라와 때를 기다리던 애벌레는 적당한 시간이 되면 드디어 마지막 굴을 뚫고 지상으로 나온다. 이때 땅표면에 생긴 굴의 입구가 바로 우화굴(Emergence Hole)이 된다. 애벌레는 우화굴을 빠져나와 적당한 나무줄기에 자신의 몸을 고정한다. 비로소 등의 껍질이 갈라지고, 몸을 빼내어 접힌 날개에 피를 돌려 단단하게 말리기까지 약 2시간에서 4시간.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기 전, 그들은 날아오를 준비를 완벽히 마쳐야 한다.
5. 날씨와 생사: 환경과의 조화
지상으로의 출현은 날씨에 철저히 지배받는다. 맑고 습도가 높은 밤이 가장 이상적이다. 강한 비는 기회를 박탈하지만, 비가 그친 직후의 높은 습도와 고요한 바람은 날개를 펼치기에 최선의 환경을 제공한다. 수많은 애벌레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지막 굴을 뚫어 우화굴을 내고 흙을 털어낸다.
6. 성별에 따른 지상에서의 생존 양식과 성비의 비밀: 공명과 침묵
흥미롭게도 우리가 여름마다 듣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오직 수컷만의 전유물이다. 울지 못하는 암컷과 달리, 수컷은 배 부분에 특수한 발음 기관과 공명실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
이들의 지상 출현과 생존 양식은 성별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전체적인 자연 생태적 성비는 1대 1에 가깝지만, 땅 위로 올라와 성충이 되는 우화 시기에는 뚜렷한 시간적 차이가 나타난다.
수컷의 선행과 위험을 감수한 공명: 우화 시기 초반에는 수컷이 암컷보다 먼저 성숙해 일찍 출현하는 경향이 있다. 나무 높은 곳에 자리를 잡은 수컷은 전 에너지를 짜내며 온 힘을 다해 웁니다. 이 강렬한 울음소리는 새나 사마귀 같은 천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치명적인 위험을 동반하지만, 오직 번식을 위해 목숨을 건 공명을 감수한다.
암컷의 후행과 은밀한 산란: 반대로 우화 후반부로 갈수록 암컷의 출현 비율이 높아진다. 발음 기관이 없어 소리를 내지 않는 암컷은 울음소리를 따라 조용하고 은밀하게 이동한다. 짝짓기가 끝난 뒤에는 알을 낳기에 가장 적합하고 안전한 어린 나뭇가지를 찾아 헤매며 산란에 전념한다.
수컷이 먼저 나와 목숨을 건 소리로 자리를 잡고, 암컷이 그 뒤를 따라 조용히 합류하는 이 정교한 시차와 분업 역시 수년에 걸친 지하 생활 끝에 완성된 또 하나의 놀라운 생존 전략이다.
7. 주기성과 한국 매미의 생존 전략
북미의 '주기매미'는 13년, 17년 주기로 수십억 마리가 한꺼번에 출현한다. 이는 천적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먹이를 제공하여 포식 효과를 희석시키는 전략이자, 13과 17이라는 소수 주기를 통해 다른 포식자의 번식 주기와 장기간 겹칠 가능성을 낮추는 치밀한 생존 방식이다.
반면 한국의 참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등은 집단적 주기를 갖지 않는다. 종과 환경에 따라 지중 생활 기간이 달라지며, 토양의 온도와 수분, 먹이 조건 등이 성장과 출현 시기에 영향을 준다. 매년 해를 거르지 않고 울음소리가 들리는 이유는, 땅속에서 세월을 견딘 각기 다른 기수들이 해마다 차례대로 지상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8. 지하의 은밀한 집짓기와 야전: 어둠 속의 사투
땅속의 삶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다. 애벌레는 여러번의 탈피를 거치며 몸집을 키우고, 탈피와 휴식을 위해 분비물과 흙을 섞어 단단하고 매끄러운 자신만의 체임버(Chamber)를 구축한다. 어두운 흙속에서의 수년은 수액을 찾아 굴을 파고, 허물을 벗고, 땅강아지나 개미, 지네, 두더지 같은 천적 같은 천적을 피해 도망치는 치열한 야전의 연속이다. 지상에서 허락된 단 2~4주의 순간을 위해, 그들은 어둠 속에서 매일같이 사투를 벌인다.
9. 매미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끝을 향해 달리는 자와 끝을 잊은 자
매미의 생은 지상에서의 알 1년, 지하에서의 수년, 그리고 허락된 마지막 2~4주의 비상으로 완결된다.
제3자의 눈에 흙속의 시간은 평온하고 정적인 침묵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어둠 내부에서는 먹이를 찾고, 집을 짓고, 천적을 피하며, 옆칸의 경쟁자와 치열하게 영역을 다투는 하루하루의 사투가 펼쳐지고 있다. 수년의 지하 생활, 우화굴을 뚫는 마지막 탈피, 목숨을 건 수컷의 공명과 암컷의 은밀한 산란, 짧은 지상의 비상, 그리고 죽음. 매미에게 미래를 계산하거나 죽음을 인식하는 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몸은 정해진 생의 순서를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히 수행해 낸다. 끝을 계산할 의식조차 필요 없이, 생의 모든 단계가 정해진 마침표를 향해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의 삶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타인의 시선에는 평탄해 보이는 삶이라 할지라도,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누구나 매일같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미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열한 삶을 견뎌 왔다는 증거다. 그러나 여기에는 결정적이고도 거대한 역설이 존재한다. 인간은 100년 안팎으로 정해진 자신의 끝과 시한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이미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왔으면서도, 정작 남은 삶을 살아갈 때는 자신의 끝을 까마득히 잊은 척 외면하며 방황한다는 점이다.
죽음을 의식조차 못 하면서도 생의 모든 순간을 마침표를 향해 차갑고 정확하게 살아내는 매미, 그리고 죽음의 존재를 명확히 알면서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허송세월하는 인간. 만약 스스로의 이마에 마지막 날의 날짜를 선명히 각인해 두고 매일 아침 그 숫자를 직시하며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자신의 끝을 명확히 아는 자에게 다가오는 하루는 이전과 같을 수 없다. 더 이상 허비할 수 없는 시간, 생애 단 한 번뿐인 엄숙하고 소중한 현장이 된다. 끝을 향해 오차 없이 움직이는 매미의 투쟁과, 끝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인간의 방황 사이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진실을 목도하게 된다.
댓글
요즘 점심 먹고 산책하다 보면 온통 여기저기 매미소리와 매미 탈피 껍질이 즐비하게 있어 사진과 동영상을 찍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미에 대한 글을 쓰게 되네요. 매미가 다 소리내는 건 줄 알았는데 수컷만 내는 것이고 암컷은 아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그러고 보니 소리내는 놈은 항상 나무 윗가지에 있었고, 안 내는 놈은 아래쪽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잡은 매미도 대부분 소리 안나는 것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그리고 매미도 수십년간 매년 봐 왔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매미굴도 이제서야 보고 신기하게 사진을 찍습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배움의 일상입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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