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남아 있는 나날, 왜? 왜? 왜?

올리비아의 식탁 : 기억의 맛, 첫 번째 초대 그리고 오징어 덮밥

[올리비아의 식탁] 

기억의 맛, 첫 번째 초대 그리고 오징어 덮밥

"최상의 온도를 포착해 내듯 정성껏 차려낸 식탁이 나를 다시 온전하고 맑은 현실로 돌려놓는다."

저의 육체를 거룩한 말씀의 그릇으로 가꾸어가는 매일의 식탁, 그 중심에는 항상 올리비아의 정성이 있습니다. 며칠 전, 평소에는 자주 먹지 못하는 특별한 재료로 만든 귀한 저녁 식사를 선물 받았습니다. 바로 올리비아가 처음으로 혼자 사는 자취방으로 저를 초대했을 때, 그 떨리는 마음으로 정성 들여 해 주었던 바로 그 '오징어 덮밥'입니다.

싱싱한 오징어는 요즘 제철이라야 맛볼 수 있는데,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 평소에는 좀처럼 사 먹기 힘든 귀한 식재료입니다. 그런 귀한 재료를 아낌없이, 그리고 무엇보다 올리비아의 정성스런 손길로 준비된 오징어 덮밥은 그날의 추억을 그대로 소환해 냈습니다.

처음 경험한 '올리비아의 맛', 그리고 은밀한 미소

이 오징어 덮밥을 마주하면 우리는 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은근한 눈길을 보내며 미소를 짓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했던 올리비아의 손맛이었기에, 이 요리에는 우리만의 특별한 서사가 담겨 있습니다.

보통은 제가 먼저 "어, 이거 그때 먹은 그 오징어 덮밥이네!" 하고 아는 척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올리비아가 식탁을 차려내며 먼저 수줍게 말을 건넵니다. "내가 이거 처음 해 준 요리인데, 기억나죠?"  올리비아의 능글맞음이 이제 저에게 필적할 만합니다. 

당연히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걸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사실 제가 이 요리를 유난히 기억하는 이유는 처음 먹었던 그 맛의 감동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날, 그 맛있는 덮밥을 먹으며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그 후로 이어진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오징어 덮밥 한 그릇은 우리 부부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탄과도 같은 기억인 셈입니다.

변함없는 정성으로 채우는 삶의 성전

제철 오징어와 아삭한 야채들이 매콤달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깊은 풍미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는 보양식 같습니다. 시판 소스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올리비아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정직하고 깊은 맛은 내면의 소음을 정화하고 삶이라는 거룩한 성전을 단단하게 채워줍니다.

추억과 감사가 겹겹이 쌓여가는 이 소중한 식탁을 통해, 나는 오늘도 사랑과 순수한 진실의 힘을 얻습니다. 나의 육체를 거룩한 말씀의 그릇으로 온전히 가꾸어갈 수 있도록 오늘도 애정과 정성이 가득한 식탁을 선물해 주는 나의 올리비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 요리를 자주하는 올리비아를 위해 고장난 쿡탑을 교체해 주었습니다. 고민하다 전체가 인덕션인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대신 앞으로 뚝배기 요리는 자주 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올리비아의식탁 #오징어덮밥 #건강한식단 #PROJECT203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