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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한 두꺼비(Plump Toad)
어제 벌초를 마치고 산을 내려오던 길, 앞서가던 형님들이 멈춰 섰습니다.
"어, 저기 두꺼비 있다!"
도시에 살다 보니 두꺼비를 볼 일이 좀처럼 없습니다. 텃밭을 하고 있지만 텃밭에서도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만에 보는 두꺼비인지 모르겠습니다. 보기 드물게 큼직한 체구에, 유난히 터질 듯 빵빵한 배를 내민 녀석이 길 바로 옆 개울가에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보았던 빵빵한 잉어(Hefty Carp)의 배가 겹쳐 보이면서 절로 눈길이 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습관처럼 바로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를 켜고 촬영을 합니다. 뭔가 생동감 넘치는 탈출극이라도 찍어볼 요량이었는데, 이 녀석 도무지 도망갈 생각이 없습니다. 슬금슬금 느릿느릿 몇 걸음 걷더니, 이내 아예 자리를 잡고 멈춰 서 버립니다. 렌즈를 들이대고 있는 사람 민망하게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없으니 영 화면이 심심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주변에 있는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턱 아래쪽을 톡톡 건드려 보았습니다. 보통 눈앞에 무언가 다가오면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거나 방향을 틀 텐데, 얼마나 무심하고 배짱이 두둑한지 그마저도 완전히 무시해 버립니다. 카메라 앞에서의 팬 서비스는 고사하고 정면 반응조차 시원찮으니, 요즘 기준으로 치면 연예인 감각은 완전 꽝인 녀석입니다.
예전에 시골에 살 때는 두꺼비를 많이 보았습니다. 담벼락 주변에서도 많이 보고 바로 앞에 있는 텃밭에서도 많이 보았습니다. 두꺼비와 관련해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은 뱀과의 사투였는데, 그리 크지 않은 뱀이 두꺼비의 입 부분만 물고는 두꺼비가 너무 커서 삼키지도 못하고 몇 시간째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두꺼비가 열심히 떨쳐 냈더라면 뱀이 도망을 갔을 것 같은데, 두꺼비는 몇 시간째 아무런 자세 변화 없이 그대로 있기만 했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됐는지는 영영 모릅니다. 참 무던한 두꺼비입니다.
영어로 두꺼비는 toad입니다. 너무 기초적인 단어라 굳이 적을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아는 영어 단어도 생각이 잘 나지 않아 공부 삼아 다시 한번 toad라고 되뇌어 봅니다.
가만히 보면 동서양에서 이 두꺼비를 바라보는 시선도 참 딴판입니다. 서양에서는 마녀들이 솥에 넣고 끓이는 기괴한 수프의 레시피나 흑마술의 재료쯤으로 여겨 꺼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집안을 지키는 복덩이로 대했습니다. 그래서 마당이나 산길에서 녀석을 발견해도 함부로 죽이거나 해치는 법이 없었습니다.
"방송 체질은 아니네. 가서 복이나 잘 지켜라."
그래도 나중에는 좀 움직이는 장면을 겨우 찍을 수 있었습니다. 빵빵한 배로 점프라도 할라치면 어린아이처럼 곧 뒤집어질 것 같은 모습에 좀 도와주고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이지만, 갈 길이 멀어 서둘러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빵빵한 두꺼비(Plump Toad)1 : https://www.youtube.com/shorts/qHezXY8XpMA
빵빵한 두꺼비(Plump Toad)2 : https://www.youtube.com/shorts/pCLAlk1ok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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