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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2일, 날씨 맑고 더움
오늘은 뭔가 새로운 장면을 담아내고 싶어 아침 일찍 물가로 향했다가, 아쉬운 마음에 점심때 다시 한번 걸음을 옮겼다. 9월 말이 가까운데도 무척 덥다.
아침 일찍 서두른 이유는 가마우지 때문이었다. 녀석이 물속으로 쉭쉭 잠수하며 날렵하게 물고기를 사냥하는 그 생생한 찰나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대했던 사냥 장면은 마주치지 못했고, 늘 그 자리를 지키는 자라와 잉어, 왜가리와 백로만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평소에는 덤덤하게 지나쳤던 왜가리의 한 행동이 발길을 붙잡았다. 마침 녀석이 상당히 가까이 자리를 잡고 긴 부리로 제 깃털을 정성스럽게 쓸어내리며 몸단장에 푹 빠져 있었다. 부리로 날개깃을 하나하나 다듬는 모습이 꽤나 진지하고 부지런해서, 카메라를 켜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차분히 담았다.
영상을 올리려다 문득 이 몸단장을 영어로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grooming이나 brushing이었고, 쓸어내리는 느낌 때문에 brooming까지 맴돌았지만 딱 들어맞는 맛이 나지 않았다.
며칠 전 튼실하고 빵빵한 잉어를 보며 hefty라는 딱 들어맞는 단어를 찾아냈을 때의 그 쾌감이 떠올랐다. 분명 조류의 이 특별한 몸단장에도 제격인 단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곧바로 찾아보았다.
답은 바로 preening이었다.
새가 부리로 깃털을 손질하고 다듬는 행위를 preening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새는 부리로 깃털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먼지나 이물질을 제거하고, 흐트러진 깃털의 구조를 다시 맞춘다. 많은 새들은 꼬리 부근에 있는 기름샘에서 나온 분비물을 부리에 묻혀 깃털에 골고루 바르기도 한다. 왜가리 덕분에 아침부터 딱 떨어지는 단어 하나를 기분 좋게 건졌다.
이참에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쓰임새와 결이 조금씩 다른 몸단장 관련 단어들을 단정하게 정리해 본다.
Preening (프리닝): 새가 부리로 깃털을 고르고 다듬는 행위다. 깃털을 청소하고 가지런히 정돈하며, 깃털의 구조와 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행동이다. 많은 새들이 꼬리 부근의 기름샘에서 나온 분비물을 깃털에 퍼뜨리기도 한다. 사람이 자기 외모를 한껏 매만지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도 쓸 수 있다.
Grooming (그루밍): 동물이나 사람이 몸을 깨끗하게 하고 외모를 단정하게 가꾸는 행위를 폭넓게 가리키는 말이다. 원래 동물을 돌보고 털을 손질하는 의미에서 쓰였고, 오늘날에는 사람이 수염을 깎거나 머리를 다듬는 등 자기관리를 하는 의미로도 널리 쓰인다. 다만 사람을 서서히 길들여 착취하거나 성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행동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이므로 맥락에 따라 주의가 필요하다.
Brushing (브러싱): 말 그대로 brush, 즉 솔이나 빗을 이용해 머리나 털을 빗는 동작이다. 사람이 머리를 빗거나 개의 털을 빗어줄 때처럼 구체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에 잘 어울린다.
Brooming (브루밍): broom, 즉 빗자루로 바닥이나 마당을 쓸어내는 것. 몸을 단장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발음이 비슷하다고 왜가리에게 brooming을 시키면 안 된다. 빗자루는 사람에게나 들려줘야 한다.
점심에 다시 찾은 물가에서는 어제 마주쳤던 대머리 까치도 다시 만났다. 하루 만에 깃털이 자라거나 특별히 달라진 모습은 찾을 수 없었지만, 여전히 씩씩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가마우지 사냥 장면을 찍으러 갔다가 왜가리의 몸단장을 찍고, 거기서 preening이라는 영단어 하나까지 건졌다.
오늘도 탄천에 나오길 잘했다.
몸단장하는 왜가리 => https://www.youtube.com/shorts/pO5qDR0mMbM
대머리 까치 => https://www.youtube.com/shorts/DILAcThdi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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