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 불타는 6월과 잠자는 아리아드네, 당신의 선택은?

오늘도 자라를 만난다 : 민물가마우지 - 너 아직 어리구나

[백로와 민물가마우지가 한 나무에 가득 앉아 있는 탄천 모습]

2026년 9월 27일, 날씨 맑음

탄천을 걷다가 큰 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가지마다 하얀 백로들과 검은 민물가마우지들이 뒤섞여 앉아 있었다. 그냥 새들이 한데 모여 쉬고 있는, 늘 보던 탄천의 흔한 풍경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많은 새들 사이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두 마리가 있었다. 카메라 렌즈를 당겨 보았다.

[위쪽의 날개 펴고 있는 검은 녀석과 아래쪽의 배가 하얀 녀석]

위쪽 녀석은 온몸이 까맣다. 나뭇가지 위에서 양 날개를 활짝 펴고 햇볕을 받고 있다. 민물가마우지가 젖은 날개를 말릴 때 흔히 볼 수 있는 자세다.

그런데 바로 아래쪽 가지에 앉아 있는 녀석은 조금 달랐다. 몸이 아직 까맣지 않다. 가슴과 배 쪽에 갈색과 흰색이 섞여 있고,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민물가마우지는 알에서 깨어날 때부터 저토록 새까만 줄로만 알았다. 순간 돌연변이인가 싶었다. 그래서 재빨리 검색해 보았다.

돌연변이가 아니었다. 그건, 어린 민물가마우지였다. 한참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어린 민물가마우지는 어른과 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상하게도 덜 까만 그 녀석을 보고 있으니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그때가 좋았던 것 같다. 참 이상하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고 싶고, 어른이 되니 어린 날이 그립다.

다시 아래쪽 녀석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저 위의 녀석처럼 까맣지도 않다. 날개를 활짝 펴고 햇볕을 받고 있지도 않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은 어리니까. 언젠가는 저 위의 녀석처럼 온몸이 까만 민물가마우지가 되어 있겠지.

어린 녀석이라는 걸 알고 나니, 저 멀리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녀석에게 속으로 한마디 했다.

너 아직 어리구나.

하지만 어릴 때가 좋은 거란다.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모르겠지만.

민물가마우지 영상 => https://www.youtube.com/shorts/BGTt-Bt7V2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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