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남아 있는 나날, 왜? 왜? 왜?

남아 있는 나날 소설 속 스티븐스의 여정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소설 속 스티븐스의 여정

1일차 오전 ~ 오후: 출발 및 남서부 진입
달링턴 홀을 떠나 옥스퍼드셔를 벗어나 남서쪽을 향해 본격적인 자동차 여행을 시작합니다.
1일차 저녁: 솔즈베리(Salisbury) 근교 도착
첫날 밤을 묵을 숙소에 여장을 풀고, 윈도우 너머로 보이는 영국의 전원 풍경 속에서 과거 국제 회의 시절의 영광을 회상합니다.

2일차 오전 ~ 오후: 도싯(Dorset) 지방 주행
국도를 달리며 낯선 풍경을 마주하고, 도중에 차량에 문제가 생겨 정비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2일차 저녁: 타운톤 인근 여관
미스 켄턴이 보낸 편지의 내용을 다시 펼쳐보며, 수십 년 전 그녀와 함께했던 달링턴 홀의 일들을 머릿속으로 되새깁니다.

3일차 오전 ~ 오후: 데번(Devon)주 진입과 길 잃음
목적지를 향해 달리다 길을 잘못 들거나 주유를 하며 시골 마을 주민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눕니다.

3일차 저녁: 모스콤(Moscombe) 마을의 하룻밤 (가상의 지역)
연료가 떨어져 우연히 머물게 된 친절한 민가에서 영국의 '위대한 품위(Dignity)'에 대한 깊은 사유에 잠깁니다.

4일차 오전: 콘월(Cornwall)의 리틀 콤프튼 이동
마침내 미스 켄턴이 머무는 숙소 인근에 다다르며 설렘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4일차 오후:
리틀 콤프튼에서 미스 켄턴과의 재회와 이별 (가상의 지역)
찻집에서 수십 년 만에 미스 켄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지만, 이미 각자의 삶이 갈라져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닫고 가슴 먹먹한 이별을 맞이합니다.

5일차 : 소설 속 생략된 하루. (웨이머스(Weymouth) 해변 호텔로 예상)
소설 본문에서 통째로 생략된 하루이지만 6일차 여행일지에 5일 오후에 웨이머스에 도착한 것으로 나옵니다. 미스 켄턴을 떠나보낸 충격과 회한을 웨이머스 해변이 보이는 넓은 호텔방(혹시나 몰라 투룸의 스위트룸으로 예약함)에서 홀로 삼키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설정해 봅니다.

6일차 오전: 소설속 생략된 시간, 웨이머스(Weymouth) 해변 호텔
도싯 해안의 휴양지인 웨이머스에서 켄턴과 함께 해변과 부두를 거니는 상상을 하며 홀로 바닷바람을 쐽니다.

6일차 저녁: 부두의 회한과 달링턴 홀로의 복귀
웨이머스 부두 의자에 앉아 우연히 은퇴한 집사와 이야기를 하며 지나간 세월을 허망하게 흘려보낸 자신의 삶을 통찰하는 내용입니다.

7일차 오후: 달링턴 홀로의 복귀
웨이머스 호텔에서 여유 있게 아침 식사를 하고 천천히 차를 몰아 오후 티타임경 다시 달링턴 홀의 본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주인공 스티븐스가 1956년 9월 초, 낡은 포드 세단을 몰고 떠난 7일간의 여정 동안 길치 본능과 꼬불꼬불한 국도 우회를 모두 포함해 각 날짜별 예상 주행 거리입니다.

1일차 (옥스퍼드 근처 출발 ~ 솔즈베리):
달링턴 홀을 나서며 남서쪽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놓치고 한참을 빗겨가는 바람에 초반부터 헤맵니다. 예상 주행 거리: 약 120km

2일차 (솔즈베리 ~ 타운톤):
국도를 빠져나와 햄프셔와 서머셋 경계의 구불구불한 전원길을 오가며 방향을 잡느라 진땀을 뺍니다. 예상 주행 거리: 약 160km

3일차 (타운톤 ~ 모스콤, 데번주): 데번주에는 모스콤이 없음. 가상의 지역
데번주의 복잡한 농로에서 길을 완전히 잘못 들어 빙빙 돌다가 연료 바닥을 걱정하며 엉뚱한 민가(모스콤) 인근까지 깊숙이 우회합니다. 예상 주행 거리: 약 180km

4일차 (모스콤 ~ 리틀 콤프튼, 콘월): 콘월 지역에는 리틀 콤프튼이 없음. 가상의 지역
전날의 우회를 수습하고 콘월의 해안가로 향하지만, 좁고 구부정한 벼랑길을 몇 번이나 헤맨 끝에 미스 켄턴을 만나는 숙소에 닿습니다. 예상 주행 거리: 약 170km

5~6일차 (리틀 콤프튼 ~ 웨이머스 해변): 콘월 지역에는 리틀 콤프튼이 없음. 가상의 지역
씁쓸한 이별 뒤 멍해진 정신으로 차를 몰다 남서부 해안선을 따라 웨이머스까지 가장 길고 아득한 거리를 방황하듯 주행합니다. 예상 주행 거리: 약 310km

7일차 (웨이머스 해변 ~ 옥스퍼드셔 달링턴 홀 티타임 복귀):
웨이머스 부두에서 저녁 해가 진후 오전 출발해 국도를 3~4시간 이상 달려 오후 티타임경 달링턴 홀로 쓸쓸히 귀환합니다. 예상 주행 거리: 약 180km

이 모든 우회와 방황을 전부 합산하면 총 주행 거리는 약 1,100킬로미터에 달합니다. 겉보기에는 영국 남서부의 멋진 전원과 해안선을 아우르는 고즈넉하고 호젓한 드라이브 코스라고 거창하게 치켜세우지만, 알고 보면 스티븐스가 마주한 풍경은 사실 별것 없는 평범하고 지루한 시골길에 불과했으며 영국의 남서부 일대를 낡은 포드 차로 에돌아가며 온갖 고생을 자처한 기막힌 여정인 셈입니다.

어쩌면 이것 자체가 작가가 소설 속에 교묘하게 심어 놓은 첫 번째 블랙코미디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 고요한 자기 기만의 여정이 현실에서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어떤 블랙코미디보다 더 씁쓸하고 기괴한 진짜 블랙코미디가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 영화화 뒤에 숨겨진 진짜 웃기고도 슬픈 뒷이야기는 다음 다른 글에서 본격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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