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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라를 만난다 : 너 누구냐?
2026년 10월 1일, 날씨 맑음
탄천의 잔잔한 여울을 따라 걷다 보면 익숙한 풍경 속에서도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녀석을 만날 때가 있다. 매일 마주치는 물풀과 자갈밭, 늘 오가던 길목 아래로 바닥에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는 생소하게 생긴 물고기 하나가 시야에 걸려들었다.
언뜻 봤을 때는 잉어와 색깔이 비슷해 잉어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분명 잉어는 아니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물살을 버티는 둔중한 자세와 길쭉하고 단단한 몸집의 실루엣은 어딘가 가물치를 닮았다
"도대체... 너 누구냐?"
내가 그동안 흔히 보아온 가물치 특유의 얼룩덜룩한 호피 무늬나 거친 뱀가죽 같은 암갈색 문양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햇살이 잔물결을 뚫고 녀석의 등에 내려앉았지만, 드러난 표면은 그저 매끈하고 밋밋한 연갈색 민무늬 질감뿐이었다
무늬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내가 탄천에서 늘 보던 것과 다르게 매우 느렸다. 차가워진 수온 탓일까, 아니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걸까. 게다가 이미 이곳에는 가물치 한 쌍이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 바로 그 위치에 낯선 녀석이 불쑥 나타난 것도 이상했다.
그런데 가물치는 서식 환경이나 바닥 조건에 따라 체색이 상당히 변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개체는 몸 전체가 어두워져 원래의 무늬가 거의 보이지 않기도 하고, 밝은 모래밭에서는 색의 농도가 옅어지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얕은 모래뻘에서 볼 때와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볼 때, 깊이는 비슷해도 색깔이 꽤 달랐던 기억이 난다. 주변이 어두울 때는 무늬가 더 짙어 보였다. 가물치가 맞다면, 오늘 만난 이 녀석도 체색 변화의 한 모습일까? 아니면 나이가 들어 색이 다 빠져 버린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드물게 나타나는 색 변이 개체일까?
위쪽을 향한 눈과 콧구멍, 등 전체를 길게 덮고 있는 등지느러미, 몸통 옆으로 부채처럼 크게 펼쳐진 가슴지느러미, 그리고 뱀 머리를 닮은 형태를 보면 아무래도 가물치 같기는 하다
그런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가물치가 맞다면 왜 무늬가 전혀 없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도대체 너 누구냐?
오늘의 탄천 영어 노트
Northern snakehead : 가물치
Patternless / Plain-colored : 무늬가 없는, 단색의
Blotch : 얼룩, 큰 반점
Blotchy pattern : 얼룩무늬
Color morph / Color variation : 색 변이
한마디 표현
"I wonder if its color has faded with age."
(나이가 들어 색이 바랜 걸까?)
"I wonder if it's a pale snakehead without any blotches."
(얼룩무늬가 전혀 없는 옅은 색의 가물치인 걸까?)
"Who on earth are you?"
(도대체 너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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