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오늘도 자라를 만난다 : 탄천의 낯선 손님, 해오라기
2026년 10월 8일, 날씨 맑음
중국 여행을 다녀오고 몸이 아직 풀리지 않아 몸도 풀 겸, 아직 어스름이 남아 있는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오전 7시 무렵 운중천과 탄천 물길이 만나는 곳에 이르렀을 때, 생전 처음 보는 새 한 마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탄천 얕은 물가에 우두커니 선 실루엣을 보고 자전거를 멈춰 세웠다. 왜가리와 백로는 그동안 수없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다부진 체형에 푸르스름한 어둠을 두른 듯한 녀석은 탄천에서 만난 적 없는 모습이었다.
머리 꼭대기에서 등줄기로 이어지는 짙은 남청색 깃털과 새하얀 가슴 깃털, 그리고 물결 위에 비친 선명한 노란 다리. 목을 몸 안으로 푹 집어넣고 짧고 둥글넓적하게 서 있는 모양새가 흡사 탄천에 홀로 날아든 작은 펭귄을 떠올리게 했다. 낯선 새라 이름을 알 수 없어 생태 전문 앱에 물어보니 해오라기라고 답변을 받았다. 몸집이 단단하고 묵직한 모습에서 완연한 어른 새의 기품이 풍겼다. 자료를 찾아보니 해오라기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조류인데,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섰던 덕분에 아침 물가에서 운 좋게 마주칠 수 있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어린 개체와 다 자란 성조의 깃털 색상이 완전히 달라 다른 새처럼 보인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녀석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바쁘게 종종걸음을 치며 물가를 헤집는 다른 물새들과 달리, 얕은 물속에 발을 단단히 딛고 선 채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그 긴 정적 속에서 오직 미세한 물결의 흐름을 쫓듯 고개와 몸만 아주 조금씩 틀며 수면 아래를 응시할 뿐이었다.
물살이 제 발목을 스치고 지나가도 조급하게 서두르는 기색 하나 없이, 완벽한 한 번의 기회를 기다리며 온몸의 감각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웅크린 채 졸고 있거나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보이지만, 사실은 흐르는 물속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으려는 팽팽한 긴장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마침 새들을 제대로 관찰해 보려고 단안경을 장만해 두었다. 이때다 싶어 우선 짧은 동영상과 사진을 남긴 뒤 주섬주섬 배낭 안의 단안경과 모노포드를 꺼냈다. 그런데 장비를 챙겨 들고 다시 고개를 드니 아뿔싸, 해오라기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큰 기대를 안고 단안경과 모노포드까지 챙겨 나왔건만, 과연 이걸 제대로 써먹을 날이 올지 모르겠다.
오늘의 탄천 영어 노트
Black-crowned Night Heron: 해오라기
I spotted an adult Black-crowned Night Heron for the first time in Tancheon.
(탄천에서 처음으로 해오라기 성조를 발견했다.)
Nocturnal: 야행성의
Night herons are nocturnal, so early morning is the best time to see them.
(해오라기는 야행성이라 이른 아침이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해오라기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J3Cc4MktSR4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