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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곤충도 고민이 많다》- 곤충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던 아주 초기, 동물과 곤충에 관한 글들을 하나둘 올리며 소중한 인연이 싹트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내 글을 보고 처음으로 이메일로 소통한 분이 계셨는데, 바로 서람(조용주) 작가님이다. 성경 속의 다양한 동물과 생물들에 관한 글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려던 내게, 작가님께서는 내가 하려는 것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비슷한 길을 가려 하시는 분이 있다며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는 반가운 메시지를 남겨주셨었다. 그렇게 시작된 첫 소통은 참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러다 작가님께서 실제로 책을 출간하신 분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책 제목이 마침 《곤충도 고민이 많다》였는데 고민 없이 바로 구매했다.
이 책은 페이지가 그리 많지 않고 30개의 에피소드로 짧게 짧게 끊어져 있으며, 글자 크기도 큼직해서 마음만 먹으면 한나절 만에라도 금방 읽어 내려갈 수도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소설책처럼 한꺼번에 몰아서 후다닥 읽어버리기보다는,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담고 있는 생명에 대한 생각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욕심을 내지 않고 하루에 한두 편의 에피소드만 골라 아주 가볍고 차분하게 나누어 읽었다.
책 속의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 바로 우리에게는 어릴 적 머리에 생겨 참빗으로 빗어내던, 불쾌하고 낯설게만 기억나던 '이'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이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었는데, 그 글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라는 존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더욱 흥미롭고 인상 깊었던 것은, 이토록 낯선 '이'를 주제로 영국의 시인 로버트 번스가 시를 썼다는 점이다. 책에서 소개된 번스의 시 〈이에게〉는 인간의 오만함을 돌아보게 만드는 날카롭고도 유쾌한 시선이 담겨 있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우리가 소홀히 여기던 작은 생명들 저마다의 사연들을 마주하며, 세상에 의미 없이 존재하는 생명은 단 하나도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같은 시선은 과거 내가 매미에 관해 썼던 글과도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처음 매미에 대한 글을 준비할 때만 해도 매미의 일생은 웬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캄캄한 땅속에서 수년 동안 유충으로 지내며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살다가, 마침내 지상으로 나와 마지막 한 달 정도를 실컷 울거나 알을 남기고 생을 마감하는 모습. 자칫하면 '참 지루하고 평범한 일생이겠구나' 생각하며 그저 지루한 한량의 삶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매미의 일생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들여다볼수록, 그것은 결코 지루하거나 평범할 수 없는 과정임을 깨닫게 되었다. 알에서 유충으로 태어나 땅속의 수많은 위기를 견디고, 마침내 우화하여 매미가 되기까지는 정말 기적적인 조건들이 하나로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 작은 생명 하나가 세상 밖으로 나와 울음소리를 내기까지 겪어내는 여정은 결코 가볍지 않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서람 작가님의 《곤충도 고민이 많다》 역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던 곤충들의 작고 사소한 일상 속에 얼마나 치열한 고민과 생명의 신비가 담겨 있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짧은 글들 속에 담긴 작은 생명들의 숨 가쁜 하루하루를 들여다보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삶과 묵은 고민들을 차분히 돌아보게 만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연이 들려주는 가장 낮고 진실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 들기 참 좋은 책이다.
책 표지 곤충 15선 뜻풀이
Bee (벌)
Ant (개미)
Rhinoceros Beetle (장수풍뎅이)
수컷의 머리에 멋진 뿔이 달려 있는 힘이 센 딱정벌레입니다. '코뿔소(Rhinoceros)'를 닮아 이러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Praying Mantis (사마귀)
앞다리가 기도하는 사람의 두 손을 모은 모양 같아서 'Praying(기도하는)'이라는 이름이 붙은 용맹한 포식성 곤충입니다. 흥미롭게도 몸속에 기생하는 연가시의 유충이 자라나면, 연가시가 신경계를 조종해 물가로 이동하게 만들어 결국 스스로 물에 뛰어들게 하는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Mayfly (하루살이)
성충이 된 후 며칠(또는 하루 정도)만 살다 죽는 것으로 잘 알려진 날벌레입니다. 맑은 물가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봄에서 초여름(주로 5월 무렵)에 성충이 되어 활발하게 나타나는 특성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진 곤충입니다.
Ladybug (무당벌레)
Aphid (진딧물)
Cicada (매미)
Flea (벼룩)
Stag Beetle (사슴벌레)
수컷의 커다란 턱이 수사슴(Stag)의 뿔을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장수풍뎅이와 함께 숲속의 인기 있는 딱정벌레입니다.
Butterfly (나비)
Grasshopper (메뚜기)
Dragonfly (잠자리)
Mosquito (모기)
Cockroach (바퀴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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