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 불타는 6월과 잠자는 아리아드네, 당신의 선택은?

오늘도 자라를 만난다 : 자라야 다들 어디 갔니?

 

[물 속에서 먹이를 찾는 자라]

2026년 10월 20일 날씨: 맑음

오늘도 변함 없이 점심을 먹고 가을볕이 깊어가는 탄천을 향했다. 아직 햇볕이 따갑다. 탄천을 거닐며 언제나처럼 자라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고 자라가 일광욕(Basking)으로 애용하던 바위와 그 근처 물 속을 쳐다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맑은 날이면 물가 바위마다 옹기종기 올라앉아 여유롭게 몸을 말리던 자라들이 눈에 띄었다. 많을 때는 바위 위와 물 속 합쳐 하루에 총 여섯 마리나 되는 녀석들을 보기도 했다. 햇살을 받으며 단단한 등딱지를 말리던 그 활기찬 풍경은 산책길의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흔하던 녀석들의 모습이 뚝 끊겼다. 한참을 눈여겨보아도 바위 위는 텅 비어 있고, 절대 개체수 자체가 줄어든 것인지 물속에서도 하루에 한 마리 볼까 말까 할 정도로 뜸해졌다. 오늘도 며칠만에 겨우 물 속에 있는 자라 한마디를 보았다. 한낮에는 여전히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어가는데, 왜 녀석들은 더 이상 햇볕 아래로 나오지 않는 것일지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이유를 찾아보았다. 비록 낮 공기는 따스할지라도, 가을이 깊어지면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고 물속 온도는 서서히 내려간다. 변온동물인 자라에게 이것은 단순한 기온의 문제가 아니다. 낮 동안 볕을 받아 체온을 한껏 올렸다가 급격히 쌀쌀해지는 일교차를 견디지 못하면 생존에 위협을 받기 때문에, 녀석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물 밖으로 나서는 일을 멈추는 것이다. 게다가 수온이 내려가면 신진대사와 소화 기능이 멈추기 때문에, 먹이활동을 줄이고 본능적으로 겨울을 준비하게 된다.

결국 녀석들이 사라진 것은 다가올 겨울잠을 앞두고 물속 깊은 곳이나 진흙 바닥으로 향할 채비를 서두르는 생태적 지혜였다.

비록 정겹던 일광욕(basking)의 풍경은 잦아들었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계절을 맞이하는 자라들을 떠올리면 자연의 섭리가 참으로 경이롭다. 텅 빈 바위 위를 스치는 가을바람 속에서, 묵묵히 다가올 겨울을 미리 준비하는 자라의 지혜를 조용히 감상해본다.

[ 오늘의 탄천 영어 노트 ]

  • Softshell turtle (자라): 탄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물 거북목 파충류로, 단단한 껍질 대신 부드러운 가죽 질감의 등딱지를 가지고 있다.

  • Basking (배스킹 / 동물 등의 일광욕): 변온동물이나 조류가 체온을 높이고 생리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햇볕을 쬐는 행위.

  • Sunbathing (선베이딩 / 사람의 일광욕): 주로 사람이 휴식이나 미용, 여유를 즐기기 위해 햇볕을 쬐는 행동.

  • Ectotherm (변온동물): 주변 환경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동물로, 자라 같은 파충류가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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