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의 식탁 : 톡톡 터지는 꽁보리밥, 그리고 30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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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의 식탁] 톡톡 터지는 꽁보리밥, 그리고 30년의 시간


오늘 점심, 올리비아가 정성스레 차려준 메뉴는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꽁보리 비빔밥이었다. 그것도 구수한 풍미가 일품인 딱딱한 늘보리로 지은 밥.

그릇 가득 담긴 보리알들을 보고 있노라니 아득한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커다란 대바구니에 보리를 잔뜩 삶아 언덕처럼 얹어 두시곤 하셨다. 그리고는 쌀밥을 지을 때마다 그 삶은 보리를 조금씩 섞어 다시 밥을 안치셨다. 그 시절 우리에게 꽁보리란 모름지기 두 번을 푹 삶아내야 비로소 밥상에 오르는 음식이었다.

어머님은 늘 밥을 질퍽하고 진득하게 해 주셨던 편이었다. 그래서 결혼 초기, 나는 진밥에 익숙했던 터라 올리비아가 지어준 꼬들꼬들한 밥을 보고 "밥 물 하나 제대로 못 맞추냐"며 한참 동안 철없이 구박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100% 현미나 잡곡으로 지은 되직하고 꼬들한 밥에 익숙해진 지금, 이제는 오히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오돌오돌한 꽁보리밥의 식감이 반갑고 참 좋다. 사람의 입맛이라는 게, 그리고 습관이라는 게 참 간사하면서도 신기하다.

생각해 보면 올리비아와 살을 맞대고 살아온 지도 어느덧 30년이다. 어머니와 함께 보냈던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올리비아와 함께 흘려보냈다.

처음엔 밥 물 맞추는 식성조차 달라 티격태격하던 서로였지만, 어느새 같은 밥상에서 같은 식감을 즐기며 미소 짓고 있는 우리. 문득 내 입맛도, 내 삶도 올리비아와 완벽히 한 몸처럼 닮아버렸음을 느끼는 따뜻한 여름 날의 점심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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