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테오반고흐 : 3-4《두 마리 게》- 테오의 회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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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테오반고흐] 불멸의 화가를 완성한 위대한 화상 

3-4《두 마리 게》- 테오의 회개의 눈물

[ Vincent van Gogh - Two Crabs (1889) ]

1890년 7월 30일,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차가운 장례식장

오베르 장례식장의 차가운 정적 속에서, 테오는 관 머리맡에 막 올려둔 작은 캔버스를 가만히 쓸어내렸다. 녹색 바탕 위에 붉은 빛으로 넘실거리는 《두 마리 게》.

이 그림은 1889년 1월, 형이 아를에서 자신의 귀를 자르는 지독한 비극을 겪고 병원에서 막 퇴원했을 무렵 파리로 보내왔던 정물화였다.

당시 파리의 화랑 사람들은 "고흐가 병원에 다녀오더니 이제는 기괴한 해산물 정물이나 그리고 있다"며 쯧쯧 혀를 찼다. 하지만 테오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형의 소포를 열어본 그날 밤, 캔버스를 안아 들고 방구석에 엎드려 밤새 통곡했었다.

세상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지만, 테오의 눈에는 그림 속 두 마리 게가 다름 아닌 '자신들 형제'의 기구한 운명으로 똑똑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형의 그림 속 게들이 기괴하고 붉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안다. 세상의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저토록 단단한 껍질을 둘러야만 했던 형의 슬픔을..."

테오는 관 머리맡에 놓인 그림을 바라보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오열을 겨우 삼키며 나지막이 말을 이어갔다.

"그림 위쪽에서 배를 하늘로 드러낸 채, 단단한 껍질 속에서 붉은 다리를 가늘게 떨며 버둥거리는 이 외로운 게... 이건 바로 세상의 냉대와 고독이라는 바닥에 뒤집혀 버린 형의 모습이었어."

테오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림 속 뒤집힌 게의 등껍질을 어루만졌다.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알아. 세상의 찬바람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딱딱한 껍질을 두르고 광인처럼 굴었지만, 그 안에는 너무나 부드럽고 약한 영혼을 품은 채 홀로 외롭게 구원을 갈구하던 형의 비명이었다는 걸..."

테오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캔버스 위, 뒤집혀 바둥거리던 붉은 게의 등껍질 위로 뚝뚝 떨어져 내려 물감처럼 번져갔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등을 대고 기어가며 형을 바라보는 게는 나였는데...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끝내 형을 일으켜 세워주지 못한 무능한 동생이 나였는데... 형이 가슴에 총구멍을 내고 세상의 바닥에서 서서히 죽어갈 때까지, 나는 형을 바로 잡아주지 못했어! 형, 미안해... 미안해 형..."

테오는 참지 못하고 관을 끌어안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껍질을 둘렀으나 끝내 뒤집힌 채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던 형, 그리고 그 곁에서 제대로 부축해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37년의 짧은 생 동안 세상의 바닥에서 홀로 발버둥 치며 피를 토했던 형의 환영이 테오의 가슴을 난도질했다.

"형... 지난번에 형이 그렇게 좋아하던 게 요리를 사서 같이 쪄 먹자고 약속했었잖아... 파리의 그 좁은 방에서 따뜻한 식탁 한번 차려주지 못하고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게 되었네... 뒤집혀 버둥거리던 차갑고 가혹한 땅바닥에 형을 혼자 두어서 너무 미안해..."

테오는 관을 꼭 보듬어 안으며 나지막이 하늘을 향해 마지막 기도를 올려 드렸다.

"하나님... 저 딱딱한 껍질 속에 갇혀 바둥거리는 불쌍한 게가 바로 우리 형제입니다. 바닥에 뒤집혀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저 외로운 영혼을 손 내밀어 일으켜 주소서... 이 차가운 대지 위에서 참 많이도 굶주리고 외롭게 발버둥 치던 내 형 빈센트를 거두어 주소서. 이제는 뒤집힐 일도, 아프게 버둥거릴 일도 없는 당신의 품 안에서 영원히 평안히 쉬게 하소서. 머지않아 나도 형을 찾아갈게. 그곳에서는 내가 형을 바로 세워주고 꼭 부축해 줄게..."

[작품 노트]

《두 마리 게》 제작 시기: 1889년 1월 (귀를 자른 사건 이후 아를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 제작) 

빈센트 반 고흐 사망 연도: 1890년 7월 29일 (향년 37세, 오베르되즈와즈에서 생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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