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테오반고흐 : 3-3《아를의 고흐 방》 - 텅 빈 두개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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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테오반고흐] 불멸의 화가를 완성한 위대한 화상 

3-3《아를의 고흐 방》 - 텅 빈 두개의 의자

[ Vincent van Gogh - The Bedroom (1888) ]

1888년 10월 말, 파리의 화랑 골방.

테오는 남프랑스 아를의 라마르틴 광장 2번지, 이른바 ‘노란 집’에서 도착한 신작 캔버스를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그림이 모습을 드러내자 파리 화랑의 희미한 등불 아래로 환한 노란색과 강렬한 파란색의 소박한 방 하나가 펼쳐졌다. 빈센트 형이 그토록 사랑했던 아를의 작고 정갈한 침실, 《아를의 고흐 방》이었다.

단단하게 잡힌 구도 속에는 가지런히 정돈된 나무 침대와 두개의 소박한 의자, 그리고 벽에 빼곡히 걸린 자화상과 수많은 그림들이 담겨 있었다.

테오는 떨리는 손끝으로 캔버스 속 노란 침대 프레임과 침대보를 가만히 쓸어내렸다. 형이 그림과 함께 동봉해 보낸 편지가 가슴속에서 바스락거리며 테오의 마음을 조용히 흔들었다.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1888년 10월 16일 경, 편지 705)]

"사랑하는 테오에게,

마침내 내 침실을 그린 캔버스를 완성했단다. 이번에는 오직 색채만으로 작품에 명확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지. 여기서 색채의 단순함은 방 안의 사물들에 더 고귀한 느낌을 부여하고, 그것은 '절대적인 안식과 휴식'을 떠올리게 한단다.

이 방은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예술가들의 안식처, '노란 집'의 핵심이란다. 조만간 고갱이 이곳에 도착하면 우리는 같은 지붕 아래서 함께 그림을 그리고, 서로의 영혼을 나누게 되겠지. 두 개의 의자와 두 개의 베개...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다. 이곳에서 비로소 고독을 끝내고 참된 안식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테오는 형의 편지 구절을 나지막이 되뇌며 참았던 한숨과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형 빈센트의 평생에 걸친 오랜 소망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비바람을 피해 편히 누울 수 있는 작은 침대,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며 예술을 논할 동료 한 사람, 그리고 자신의 그림을 이해해 주는 온기 어린 안식처. 세상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소소한 일상이 형에게는 평생을 바쳐 구걸해야 했던 거룩한 꿈이었다.

파리의 축축한 방랑 생활을 끝내고 아를로 내려가 '노란 집'을 임대했을 때, 형은 아이처럼 기뻐했었다. 테오가 보낸 얼마 안 되는 생활비를 아끼고 아껴 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고갱을 맞이하기 위해 소박한 의자 두 개와 새 침대를 사들였다. 그 모든 행위는 화가들의 공동체이자 자신의 유일한 보금자리를 가꾸기 위한 숭고한 예배와도 같았다.

그러나 정작 캔버스 속 방 안에는 사람의 모습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테오는 캔버스 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두 개의 의자를 바라보며 가슴이 저릿해 오는 통곡을 삼켰다. 고갱과의 눈부신 공동 생활을 꿈꾸며 정성껏 마련한 의자였지만, 테오의 눈에는 그림 속 텅 빈 의자가 오히려 형의 지독한 외로움을 더 또렷하게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형... 이 소박한 노란 방에서, 형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식을 얻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었구나..."

테오는 캔버스 속 텅 빈 침대를 손바닥으로 감싸 안았다. 차가운 물감 너머로 홀로 침대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며 쓸쓸함을 견뎌냈을 형의 어깨가 느껴지는 듯했다.

"고갱과의 미래를 꿈꾸며 정갈하게 정리해 둔 저 두 개의 의자가... 나에게는 왜 이토록 서럽고 고독해 보이는 걸까. 단 한 번도 따뜻한 보금자리를 가져보지 못해, 캔버스 위에라도 안식처를 그려 넣어야 했던 형의 가난한 마음이 가슴을 아프게 찌르는구나..."

테오는 캔버스 앞에 가만히 무릎을 꿇었다. 파리의 골방 안으로 아를의 노란 침실이 품은 애틋한 온기와 서글픈 침묵이 스며들었다. 테오는 두 손을 모아, 평생 쉴 곳을 찾아 헤매다 겨우 작은 방 하나에 영혼을 기댔던 형의 불쌍한 삶을 위해 기도를 올려 드렸다.

"하나님... 당신께서 만드신 이 넓은 대지 위에서 제 형 빈센트는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따뜻한 집을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형을 이상주의자라 부르며 비웃었지만, 형의 소망은 그저 사람다운 온기를 느끼며 살 수 있는 소박한 방 하나뿐이었습니다. 동료와 함께 나눌 두 개의 의자, 지친 육신을 뉘일 소박한 침대를 마련하고 정성껏 붓을 칠하던 불쌍한 내 형의 순수한 마음을 보소서.

하나님, 캔버스 위에 '안식'을 그려 넣으며 홀로 눈물짓던 형의 지독한 고독을 불쌍히 여겨주소서. 세상 그 어디에도 형을 위한 완벽한 집은 없었지만... 형이 온 영혼을 바쳐 꾸민 이 노란 방이, 먼 훗날 방랑하는 모든 영혼들에게 영원한 안식처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주님... 이제는 세상의 냉대와 고통이 없는 당신의 가장 따뜻하고 정갈한 방으로 내 형 빈센트를 맞아주시고, 그 가여운 영혼에게 영원한 휴식을 내려주소서."


[작품 노트] 

《아를의 고흐 방 (침실)》 

제작 시기: 1888년 10월 (아를의 '노란 집'에서 고갱을 기다리며 제작) 

소장처: 반 고흐 미술관 (Van Gogh Museum, Amsterdam - 제1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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