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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2037 1권 : 발렌시아의 인장
1권 제8장: 진실의 항문[라론하 데라세다 외벽의 사제와 벌려진 항문의 아이 형상]
스페인 발렌시아의 비 내리는 밤, 론하 데 라 세다(Lonja de la Seda)의 높푸른 처마 모퉁이에는 인간의 눈을 의심케 하는 기괴하고도 불경한 석상이 붙박여 있다. 두 손으로 제 엉덩이를 징그럽게 벌려 뻥 뚫린 항문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 거꾸로 매달린 사내 형상.
사람들은 이를 그저 중세 배수구의 파격적인 해학이나 조각가의 추악한 풍자 정도로 치부하며 지나쳤다. 그러나 론하의 지하와 발렌시아 대성당의 어두운 기록을 뒤집어 온 세바스티안에게 이 석상은 단순한 미술적 외설이 아니었다. 그것은 600년 전부터 이 도시를 지배해 온 ‘가장 거룩한 사제들의 가장 추악한 실체’를 증명하는 오컬트적 배설구이자, 1437년 선조 세바스티안이 성배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비극의 원형이었다.
15세기 당시, 대외적으로는 숭고한 성직자의 탈을 쓴 발렌시아의 고위 사제들은 낮 동안 온갖 탐욕과 음욕, 권력욕을 품은 채 가식의 복장을 입고 제단을 올렸다. 그리고 밤이 되면 자신들의 그 더러운 욕망과 오물을 대신 수용하고 배설해 줄 대상을 찾아 비밀 지하통로로 스며들었다.
그들의 목표는 뒤처리를 혼자 잘하지 못하는 불쌍하고 어린아이들이었다.
사제들은 아이들의 배설을 도와준다는 거룩하고 자애로운 핑계를 대며 접근했지만, 그 실상은 아이들의 순수한 몸을 유린함과 동시에 낮 동안 제 몸에 쌓인 온갖 더러운 탐심과 오물을 아이들의 생명력과 함께 강제로 배출시키는 가학적 악행이었다. 이 음산하고 비참한 현장이 바로 론하 지붕 꼭대기, 엉덩이를 벌린 사내 형상의 가고일 내벽에 끔찍한 인장으로 새겨져 있던 실체였다.
"보이는가, 세바스티안. 저 석상은 단순한 빗물 홈통이 아니네."
빗물에 온몸이 젖은 스승 에릭 폰테스가 론하의 높은 외벽을 지탱하고 서서 나직하고 깊은 탄식을 토해냈다.
"낮에는 거룩한 십자가 아래에서 신을 칭송하던 고위 사제들이, 밤이면 이 거울 뒤로 들어와 자신들의 추악한 욕망을 어린 생명들에게 짓밟아 배설했던 통로라네. 그리고 그들이 그 추악함을 유지하고 영생을 누리기 위해 탐욕스럽게 독점했던 것이 바로 대성당 지하의 '진짜 성배'였지."
세바스티안의 손끝이 떨려왔다. 1437년 3월 18일, 가짜 성배가 화려한 황금 가마에 실려 온 발렌시아 광장을 메웠던 수만 군중이 껍데기 광채에 눈이 멀어 오열할 때, 대성당 지하 깊은 곳에서는 고위 사제들이 진짜 성배의 기적의 파동을 시분할로 쪼개어 거상들에게 비단 500필씩 받고 팔아치우고 있었다.
영혼을 구원해야 할 신의 성물(聖物)이 불임 여성을 강제로 수태시키고, 어린아이들의 고혈을 쥐어짜며 썩어갈 사제들의 육신을 살찌우는 탐욕의 도구로 전락했던 것이다.
선조 세바스티안 사제가 1437년 3월 19일 늦은 밤, 피 토하는 기도 끝에 납이 든 융단으로 진짜 성배를 감싸 안고 대성당을 탈출했던 것은 바로 이 견딜 수 없는 거룩함의 위선 때문이었다.
검은 준마를 몰아 사군토의 용광로로 향했던 선조 세바스티안은, 계곡의 물을 끌어올려 트롬프 시스템이 뿜어내는 2,000도의 백색 지옥불 속으로 성배를 던져 넣었다.
그러나 성배는 녹지 않았다. 고밀도 에너지체였던 성배는 2,000도의 초고열과 충돌하며 수천 개의 고에너지 결정체 파편으로 산산조각 나 사방으로 비산했다.
파편은 추격해 온 가고일들의 돌 몸뚱이에 박혀 그들을 400년의 불멸을 가진 악마로 각성시켰고, 가장 거대한 파편은 선조 세바스티안의 한쪽 눈에 정통으로 박혀들었다. 뇌를 비껴간 파편으로 인해 선조의 눈은 모든 파동을 읽어내는 기괴한 '황금눈'으로 변해버렸다. 탐욕을 끊어내려 했던 결단이 도리어 저주를 세상에 뿌렸다는 끔찍한 자책감 속에서, 선조 세바스티안은 론하의 어둡고 습한 지하로 내려가 피와 눈물로 참회의 기록만을 남긴 채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스스로를 지워버렸던 것이다.
"선조께서 성배를 깨뜨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신을 향한 배신이 아니라, 성직이라는 이름을 더럽힌 자들의 저 추악한 배설을 멈추기 위함이었어."
지금, 보름달이 이울고 600Hz의 가학적 진동음과 함께 론하 지붕 사내 형상의 항문에서 비릿한 '황금비'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사제들이 뿌리내린 120Hz의 오쿨루스(Oculus) 파동이자, 위선자들의 썩은 정기와 오물이 섞인 진실의 배설물이었다. 그 오물이 광장 바닥을 적실 때마다 대지 밑바닥에서는 억눌려 죽어간 어린 영혼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세바스티안은 석상 항문 입구에 박혀 있는 석공 가브리엘의 '침묵의 쐐기'를 향해 차갑게 젖은 주목을 뻗었다.
500년 전 선조 세바스티안의 한쪽 황금눈에 박혔던 그 파편의 아픔, 그리고 성배의 파괴라는 비극적 유산이 바로 이 잔혹한 석상 밑에서 하나의 굳건한 시대적 사명으로 결집되고 있었다.
"더 이상의 부정한 배설은 없다."
세바스티안은 가장 거룩한 탈을 쓰고 가장 추악한 짓을 저질러온 자들의 석상을 똑바로 노려보며, 스승 에릭 폰테스와 함께 발렌시아 대성당 천장에 봉인된 첫 번째 구원의 소리의 주파수를 각성시킬 마지막 결전을 시작한다.
비 내리는 가을밤, 론하 데 라 세다의 높은 지붕을 올려다보는 자여. 성직자의 옷자락 뒤편, 석상의 열린 항문을 통해 쏟아지는 물방울이 황금빛으로 번쩍이며 당신의 이마를 적신다면 결코 손을 올려 그것을 받지 마라. 그것은 신이 내리는 축복이 아니라, 가장 거룩한 핑계로 어린 영혼들을 유린해 온 사제들이 내던진 찬란하고 더러운 진실의 오물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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