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2037 1권 : 6장 금기된 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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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2037 1권 : 발렌시아의 인장

1권 제6장: 금기된 교합
 
[라론하 데라세다의 외벽 외설적인 석조 부조]

라 론하 데 라 세다(La Lonja de la Seda) 지하 깊은 곳, 세월의 묵은 먼지와 곰팡이가 뒤섞인 석조 아치 아래는 고요가 아닌 '어떤 울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하 수로를 타고 흐르는 차가운 습기가 세바스티안의 발목을 사정없이 적셨지만, 정작 그의 피부를 오싹하게 만든 것은 귓가를 간지롭히는 불길한 고주파의 진동음이었다. 그것은 철저히 통제된 건축물 뒤편에서 500년 동안 타오르던 정숙되지 않은 욕망의 음파였다.

세바스티안의 떨리는 손이 마침내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의 깊은 궤 안에 봉인되어 있던 15세기 라 론하 건축 비망록에 닿았다. 썩어가는 양피지 표지에는 검붉은 왁스가 핏방울처럼 굳어 있었고, 가문의 기괴한 가고일 인장이 또렷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봉인을 깨자 공기 중으로 날린 것은 단순한 먼지가 아니었다. 말린 말피와 독초, 그리고 굳어진 정액의 비릿한 향취가 지하실 전체를 휘감았다.

비망록 속 핏빛 먹물로 작성된 기록이 가리킨 핵심 인물은 다름 아닌 '이사벨라'였다.

그녀는 고결한 귀족 영애도, 단순한 석공의 순종적인 아내도 아니었다. 라 론하 외벽에서 부정한 그릇을 든 채 무표정하게 상공을 올려다보던 저 여인—이사벨라는 라 론하의 기괴한 석조물 뒤편에서 가고일의 영체, 인간의 지각, 그리고 짐승의 원초적 생식력을 하나의 그릇에 융합하던 ‘혈통의 조율사’이자 악마적 연금술사였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자, 세밀하게 그려진 섬뜩한 연금술 의식 도판이 촛불 불빛 아래 드러났다. 세바스티안의 눈동자가 극심하게 흔들렸다.

도판 중심에는 둔중하게 부풀어 오른 가고일 조각이 돋아나 있었다. 그 조각의 음부와 입에는 청동과 가죽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기괴한 풍구가 연결되어 있었다. 풍구는 제물로 바쳐진 사냥개와 짐승들의 성기에서 축적된 원초적인 정기를 강제로 흡입해 올렸고, 그 옆을 집요하게 지키는 이사벨라의 손에는 청동 대야가 들려 있었다. 그것은 외벽 조각 속 여인이 들고 있던 부정한 성배의 실체였다.

이사벨라는 짐승의 액체와 가고일의 돌 속에 깃든 음산한 유황빛 씨앗을 배합했다. 그리고 라 론하의 지하 감옥에 갇혀 절규하는 사내들의 정수를 쥐어짜 내어 그 청동 대야 속에 부었다.

"돌은 단단하나 씨앗을 품지 못하고, 짐승은 번식하나 지혜가 없으며, 인간은 영리하나 쉽게 부패한다. 오직 셋을 하나로 짓개어 섞을 때만, 죽지 않는 육신이자 영원히 지배하는 포식자가 태어나리라."

비망록에 적힌 구절은 단순한 비법서가 아니라, 주파수와 혈통을 오염시키는 어둠의 창조 서사였다. 이사벨라는 사내들의 비명 속에서 음란하고 거친 성가를 나지막이 읊조리며, 세 가지 정액과 돌 가루가 반죽되는 찰나의 공명을 지휘하고 있었다. 세바스티안은 그 도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 신경이 번개에 맞은 듯 찌릿하게 마비되는 환각을 느꼈다.

인간의 영혼을 기계적으로 갈아 넣고, 짐승의 사나운 갈망을 돋우며, 돌의 무정한 영원성을 더하는 '금기된 교합'. 라 론하의 찬란한 고딕 아치 뒤에서 벌어진 이 끔찍한 의식은 단순한 신성모독이 아니었다. 그것은 훗날 이 도시와 전 유럽을 어둠 속에서 조종하게 될 자들, '황금눈' 가문이 스스로를 인간 이상의 존재로 개조하기 위해 치른 잔혹한 단혈(斷血)의 통과의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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