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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테오반고흐] 불멸의 화가를 완성한 위대한 화상
4-1《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 - 잘려 나간 귀
1889년 1월 중순, 파리의 가필드 거리 화랑 뒷방.
테오는 남프랑스 아를에서 보내온 소포 상자를 여는 순간, 가슴이 턱 막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상자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불과 한 달 전 자신의 왼쪽 귀를 칼로 잘라내는 지독한 비극을 겪은 형이 보내온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이었다.
캔버스 속 빈센트는 두꺼운 전함 모자를 눌러쓰고 녹색 오버코트를 입은 채, 오른쪽 뺨과 턱 전체를 하얀 붕대로 꽁꽁 감싸고 있었다. 테오는 떨리는 손으로 캔버스 속 형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테오의 목을 죄어오는 것은 형의 시선이었다. 세상을 향한 원망도, 미치광이의 광기도 아니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붕대 아래의 끔찍한 통증을 참아내며 텅 빈 눈으로 공허를 응시하는 깊고 깊은 슬픔. 그 눈빛은 동생인 테오를 향해 무언의 질문을 던지는 듯했다.
테오는 품속에서 아를의 병원에서 퇴원한 형이 떨리는 손으로 겨우 적어 보낸 첫 편지를 꺼내 들었다. 핏자국이 묻은 듯 바스락거리는 편지지는 테오의 눈물로 순식간에 젖어 들었다.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1889년 1월 7일/17일 경, 편지 569/571)]
"사랑하는 테오에게,
나 때문에 얼마나 놀라고 심려가 컸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구나. 이제 병원에서 퇴원해 나의 '노란 집'으로 돌아와 다시 붓을 들었다.
내 정신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때때로 알 수 없는 혼란과 환각이 뇌리를 덮쳐온단다. 대체 왜 내가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왜 내 손으로 내 몸을 찢어야 했는지 나조차도 설명할 수가 없구나. 그저 지독한 고독과 공포가 나를 잡아먹으려 할 때, 나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테오야, 나를 너무 미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아다오. 내 귀는 비록 잘려 나갔지만, 나는 여전히 캔버스 앞에서 살아있단다. 내가 겪는 이 발작과 고통조차도 내 그림의 일부분이 될 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이 십자가를 지겠다."
편지지를 가슴에 팍 묻은 테오는 참았던 오열을 터뜨렸다.
형의 그림을 가만히 정면에서 바라보던 테오의 눈에, 캔버스 구석구석에 숨겨진 형의 절박한 흔적들이 하나둘 또렷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버코트 깃 너머로 삐죽이 나온 하얀 붕대. 그 붕대 아래에는 스스로 귀를 잘라낼 만큼 지독했던 고독과, 고갱마저 떠나버리고 혼자 남겨졌다는 버려짐의 공포가 피처럼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참혹한 상처를 감춘 채, 형은 입에 파이프를 물고 연기를 내뿜으며 "나는 괜찮다, 나는 여전히 화가다"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테오는 캔버스 속 붕대로 덮인 형의 오른쪽 뺨을 손바닥으로 꼭 감싸 쥐었다. 마치 아를의 차가운 병실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홀로 신음하고 있었을 형의 볼을 이제야 만져주는 것처럼.
"형... 대체 왜 그랬어...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학대해야 했던 거야..."
테오의 목소리가 가슴이 미어터지는 통곡으로 가라앉았다.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자책감이 테오의 온몸을 휘감았다.
"내가 보낸 돈이 모자랐던 거야? 파리의 가난한 화상이라 형에게 따뜻한 물감 한 물통, 배불리 먹을 식사 한 끼 제때 보내주지 못해서... 그래서 형이 그 지독한 가난과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미쳐버린 거야? 미안해, 형... 내가 미안해..."
테오는 관자놀이를 바닥에 찧으며 방구석에서 엎드려 울었다. 자신이 파리에서 결혼을 준비하고 삶의 여유를 찾으려 할 때, 아를의 노란 집에서 형은 빵 한 조각 없이 오직 물감만을 씹으며 영혼이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내가 또 형을 지켜주지 못했어... 아를에서 그 끔찍한 비극이 터지던 그 밤에도, 나는 파리의 따뜻한 방에서 형의 비명을 듣지 못했어. 조금만 더 일찍 달려갔더라면, 형의 그 가엾은 손에서 칼을 빼앗고 따뜻하게 안아주었을 텐데..."
테오는 캔버스 밑에 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붕대를 감은 자화상 속 형의 눈동자가 파리의 어두운 골방을 푸른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테오는 두 손을 모아 가슴에 대고, 피투성이가 된 형의 영혼을 향해 기도문을 올려 드렸다.
"하나님... 저 붕대 뒤에 숨겨진 형의 아픔을 보소서. 세간의 사람들은 제 형을 귀를 자른 미치광이라 부르고, 손가락질하며 침을 뱉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형은 내게 말했습니다. 자기를 너무 미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아 달라고... 귀는 비록 잘려 나갔지만 여전히 캔버스 앞에서 살아있으며, 자신이 겪는 이 끔찍한 발작과 고통조차 그림의 일부분이 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이 십자가를 지겠노라 고백했습니다.
보소서. 제 형 빈센트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냉대라는 가시밭길을 홀로 걷다가, 그 지독한 고통을 그림이라는 신의 기도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육신을 찢으며 십자가를 짊어진 불쌍한 양일 뿐입니다.
내 형의 귀를 잘라낸 것은 형의 손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차가운 비난과, 동생인 나의 무관심이라는 칼날이 형의 귀를 잘라낸 것입니다.
하나님, 제발 저 하얀 붕대 아래 흘러내리는 형의 피와 눈물을 닦아주소서. 스스로를 해하면서까지 붓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저 불쌍한 영혼을 불쌍히 여겨주소서. 형이 이 가혹한 대지 위에서 흘린 피가, 형이 기꺼이 짊어진 이 십자가가 먼 훗날 당신의 거룩한 빛으로 환하게 피어나게 하소서..."
[작품 노트]
《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
제작 시기: 1889년 1월 (아를에서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 직후 제작)
소장처: 개인 소장 (취리히 니아르코스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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