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발렌시아의 인장 1권 : 4-13장 푸이그의 성모

소설 발렌시아의 인장 1권 : 4-11장 로스 사일로 29번(상) - 땅의 오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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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례스

PROJECT 2037 제1권: 발렌시아의 인장
4-11장: 로스 사일로 29번(상) - 
땅의 오르간

스마트폰 화면 속 지도는 분명 '24시간 개방, 연중무휴'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세바스티안은 돈이 좀 들더라도 시간도 아끼고 빨리 로스 사일로를 보기 위해 혼자 택시를 탔다. 오직 광장이 침묵에 잠겨 있을 이른 아침의 공명을 포착하겠다는 단 하나의 집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요일 아침 8시, 택시에서 내린 그를 맞이한 것은 단단히 잠긴 거대한 철문과 차가운 석조 담장뿐이었다.

세상의 데이터는 열려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의 땅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세바스티안은 철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지면 위로 둥글게 솟아오른 콘크리트 덮개들이 대지가 하늘을 향해 벌린 침묵하는 입술처럼 흩어져 있었다.

어쩌면 정해진 개장 시간이 있으리라 믿었다. 새벽 공기의 차가운 기운을 피해 그는 광장 근처의 작은 카페로 걸음을 옮겼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올리브 오일과 잘게 간 토마토를 얹은 따뜻한 토스타다 한 조각,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페 콘 레체 한 잔으로 속을 채우며, 스마트폰의 시계를 연신 확인했다. 얼마간 시간을 보낸 뒤 9시가 넘어가자 그는 다시 광장으로 걸어 돌아왔다. 그러나 철문은 여전히 차갑게 닫혀 있었다. 해가 중천에 떠올라 오전 10시가 넘어갈 때까지 세바스티안은 정문 앞을 서성이며 두 번이나 문 앞을 왔다 갔다 했다. 하지만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지나는 현지인에게 다가가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여기 일요일은 문 안 열어요."

허탈함이 묵직하게 밀려왔다. 화면 속 디지털 정보와 현실의 땅 사이에 놓인 수세기의 거리가 무겁게 그를 짓눌렀다. 택시까지 타고 홀로 달려온 일요일의 여정은 굳게 다물어진 철문 앞에서 그렇게 허망하게 차단되었다.

그러나 그 허탈함은 포기가 아닌 더 깊은 갈망이 되었다. 세바스티안은 다시 일주일을 견뎠다. 수백 년의 침묵을 깨우기 위한 일주일의 기다림.

마침내 다음 주 토요일 아침, 세바스티안은 다시 부르하소트의 광장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주말에 혼자 집에 남기 싫다며 굳이 따라나선 올리비아와 함께였다.

"여보, 지난번엔 문 닫혀 있었다며? 오늘은 진짜 열린 거 맞아? 몇 년 전엔 여기 지하 구멍 연구한다고 그렇게 드나들더니, 정작 개장 시간도 모르고 왔어? 그때 대박 터져서 유명해졌는데, 사군토에서 막히니까 또 여기 생각난 거야?  그때 몰래 금괴라도 묻어 뒀어?" 올리비아가 곁에서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땐 분명 24시간 항상 열려 있었다니깐... 그리고 그땐 건축 수공학이라는 물관련된 것만  봤으니까. 이번엔 분야가 달라." 세바스티안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 땅이 수백 년 동안 품어온 진짜 음파와 주파수의 기호를 못 읽었어."

" 대체 뭔말을 하는 건지. 난 하루만 와도 알겠네. 지하 구멍 몇개 갖고 1년이나 연구했으면 됐지 무슨 분야 타령이고 뭘 또 새롭게 연구한다고 나 참..." 올리비아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광장 철문 앞에 서자, 지난주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이미 환하게 열려 있었다.

[로스 사일로(Los Silos de Burjassot)의 29번과 사일로 지도]

광장 안으로 발을 디디는 순간, 카라스카 참나무의 거대한 가지가 만든 그림자가 그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14개의 기둥이 지탱하고 있는 상록참나무. 나무의 굵은 뿌리가 석조 담장을 타고 내려와 땅속으로 깊게 박혀 있었다. 사일로는 지하에 있었고, 나무는 지상에 있었으며, 그 둘을 잇는 것은 뿌리였다. 자연이 만든 안테나였다.

"근데 여보, 사일로라고 해서 나는 시골 농장에 있는 높다란 곡물 타워 같은 건 줄 알았거든? 근데 여긴 웬 빵 덩어리 같은 동그란 콘크리트 뚜껑들만 바닥에 굴러다녀? 이게 대체 뭐야?" 올리비아가 광장 바닥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16세기 발렌시아 시가 기근이나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만들어 둔 비상 지하 곡물 창고야." 세바스티안이 바닥의 덮개를 가리키며 나지막이 설명했다. "땅 위에 건물을 세운 게 아니라, 부르하소트의 암반 지대를 항아리 모양으로 깊게 파내고 입구마다 무거운 덮개를 덮어둔 거지. 수백 년 동안 도시 전체의 생명을 지탱해 온 비밀스러운 지하 방주였던 셈이야."

"뭐, 말할 때마다 방주래. 나도 방주라며? 당신한테는 모든 것이 방주네?"

"당신도 내겐 방주 맞아."

"나 참. 아무튼, 당신 너무 일중독자야. 그러니까 이 바닥 밑이 전부 밀 감춰두던 커다란 항아리처럼 생긴 굴이라는 거지?"

"그렇지. 수백 년 동안 숨을 참아온 거대한 폐(肺)라고 해두자."

"거봐, 또 시작이다! 도대체 뭔 소리야? 당신은 가끔씩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니까."

올리비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핀잔을 주었다. 세바스티안은 그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광장 중앙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면에 신발 밑창이 닿는 순간, 척추를 타고 기이한 미세 진동이 올라왔다. 세바스티안은 십자가(CRUZ) 표식이 새겨진 지점을 지나 목표 좌표로 향했다.

투박한 돔형 콘크리트 사일로 덮개. 그 차가운 표면에 선명하고 깊게 새겨진 두 개의 숫자 앞에 그가 멈춰 섰다.

1243 29

"찾았다."

세바스티안의 손가락이 차가운 콘크리트 표면의 각인을 쓸어내렸다. 29는 구리(Cu)의 원자번호, 1243은 수백 년 전 인간이 계산했던 곡물의 부피(Cahices)였다. 식량을 보관하던 치수는 영적 공명의 규격으로 다시 읽혔다.

세바스티안은 가방에서 지표투과레이더(GPR) 안테나 모듈을 꺼내 사일로 덮개 옆 지면에 올려놓았다. 화면 위로 짧은 전자파가 지층을 가르며 내려갔고, 곧 지하 공동의 깊이와 윤곽이 모니터 표면에 떠올랐다. 세바스티안은 현장에서 레이더로 확인한 지형을 덮개의 각인과 대조하기 시작했고, 올리비아는 용지와 볼펜을 받아 들고 노트에 수치를 기록해 나갔다.

"여보, 거기 옆에 사일로 번호 몇 번이야?" 세바스티안이 물었다.

"어? 이건 덮개 표면에 번호가 없는데?"

"12번은 저기 새겨져 있고, 지금 레이더 올린 곳은 08번 위치야. 11번 사일로 위치 찾아봐. 어라, 현장 지도랑 지하 구조 배치가 왜 이렇게 안 맞아?"

"아니, 번호도 안 적혀 있고 눈으로 보면 다 똑같이 생긴 둥근 돌인데 내가 어떻게 알아! 번호판도 없구만 왜 나한테 성질이야! 와서 직접 봐. 11번이 어디 있냐고!"

올리비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번호가 생략된 덮개들이 많아 지하 레이더 파형과 지상 위치를 매칭하려니 입구에서부터 순서가 꼬였다. 세바스티안은 한참 동안 광장에 흩어진 콘크리트 덮개들을 바라보았다.

번호를 적어가다가 세바스티안은 광장 한편에 비스듬히 자리 잡은 33번 사일로의 콘크리트 뚜껑 앞에 멈춰 섰다.

33번 사일로 뚜껑의 표면은 세월의 풍화에 닳고 마모되어 지극히 밋밋하고 투박했다. 석판 바닥에 희미하게 패인 숫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을 들여다보아야 겨우 윤곽을 드러냈다.

'33' 그리고 그 반대쪽에 거의 문드러져 가는 또 다른 숫자, '1449'.

현장에서 수첩에 이 숫자를 적어 내려가던 세바스티안의 손끝이 나지막이 떨렸다. 33이라는 숫자가 지닌 영적 무게를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예수가 이 땅에 내려와 인간의 몸으로 숨 쉬고, 마지막 십자가에 달려 온 인류의 구원을 완수하기까지 걸린 지상의 시간, 33년. 가장 높고 거룩한 신성이 가장 낮은 인간의 모습으로 자신을 비워낸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일로 용량을 다 적고 확인했을 때 드러난 놀라운 진실은 바로 1,449라는 용량이었다. 41개의 사일로 중 겉모습은 초라하고 각인조차 헷갈릴 만큼 밋밋했지만, 대지 밑바닥으로 가장 깊고 넓게 파내려 간 그 구덩이는 41개 사일로 전체를 통틀어 가장 거대한 양의 곡물을 담을 수 있는 '가장 큰 방주'였다.

세바스티안은 마모된 돌 뚜껑을 손바닥으로 가만히 쓸어내렸다.

"볼품없는 외형 속에 세상을 구원할 가장 거대한 그릇이 여기에 숨겨져 있었군."

33세에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온 인류의 죄를 흡수했던 예수처럼, 이 33번 사일로는 1,449라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공간 속에 대지의 비명과 거대한 불협화음을 모조리 받아내어 정화할 영적 중심축이었다. 밋밋한 돌 뚜껑 밑에서, 1,449 카디스의 공허가 마침내 신의 말씀을 받아들일 거대한 울림판이 되어 숨을 죽인 채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대인들은 모니터와 검색창 안에서 세상의 모든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의 땅은 디지털의 오만함에 입을 다문 채, 오직 발로 딛는 자에게만 숨결을 내어주는 법이었다. 지식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 자료에는 사일로의 용량도, 체계적인 번호도, 심지어 정확한 개수조차 맞지 않았다. 세상은 이것을 그저 흘러간 과거의 유적이라 부르며 방치했지만, 아무도 이 땅이 수세기 동안 품어온 진짜 순서와 기억을 기록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단순한 관광지라 부르지만, 아무도 이 땅이 기억하고 있는 순서를 기록하지 않았어." 세바스티안은 노트를 펼치고 볼펜을 바르게 잡았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해야겠지. 없으면 내가 만든다."

아무도 번호를 매기지 않았던 41개의 콘크리트 입구에 세바스티안이 비로소 잊혀진 순서를 다시 세우는 순간이었다. 실랑이 끝에 두 사람은 그날 확인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아무도 작성하지 않았던 최초의 현장 대조표를 완성해 냈다.

[부르하소트 사일로 현장 대조 기록 - Cahices]

01: 150 | 02: 240 | 03: 1140 | 04: 1260 | 05: 190

06: 200 | 07: 300 | 08: 220 | 09: 160 | 10: 270

11: 298 | 12: 980 | 13: 300 | 14: 296 | 15: 397

16: 510 | 17: 580 | 18: 300 | 19: 307 | 20: 296

21: 820 | 22: 300 | 23: 200 | 24: 707 | 25: 709

26: 332 | 27: [미상] | 28: 400 | 29: 1243 | 30: 400

31: [미상] | 32: 417 | 33: 1449 | 34: 1000 | 35: 1056

36: 1044 | 37: 539 | 38: 1278 | 39: 1268 | 40: 420

41: 1033

"휴, 겨우 다 적었네. 그런데 체적이 다 제각각이야, 올리비아. 300카하스의 얕은 사일로는 날카로운 고음을 낼 테고, 1449카하스의 33번이나 1243카하스의 29번 같은 심연은 대지를 흔드는 초저주파를 뿜어내겠지."

"음... 그러니까 큰 구멍은 쿵쿵거리고 작은 구멍은 피릴리 소리가 난다는 거지?"

"하하, 쉽게 말하면 그렇지."

"그럼 저쪽 끝에 있는 시청 건물 밑에는 뭐가 있는데? 거기도 구멍이 이어져 있어?" 올리비아가 손가락으로 서쪽을 가리켰다.

세바스티안과 올리비아는 광장 서쪽, 현대식 시청과 시립도서관 경계선으로 발을 옮겼다. 세바스티안이 지면에 댄 GPR 파형이 돌연 멈추며 모니터에 차가운 평면 직선이 그어졌다. 완벽한 거부였다.

"공식 문헌에는 41개만 남아 있다고 적혀 있어." 세바스티안이 차가운 콘크리트 벽면에 손을 얹었다.

"어? 기껏 다 확인했더니 저 건물 밑에는 구멍이 없어진 거야? 누군가 흙으로 메워버렸나?"

"파괴한 게 아니야. 사용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만든 망각이지."

지상에 남은 41개의 입술과 땅속에 묻힌 6개의 침묵이 합쳐져야, 비로소 대지의 완전한 악보가 성립하는 법이었다.

세바스티안은 가방에서 능동 탄성파 송신 모듈을 꺼내 지면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측정 장비라기보다는 작은 지진원에 가까운 충격파 발생 장치였다. 지면 아래로 짧은 탄성파가 반복해서 내려갔고, 광장 가장자리에 설치한 센서들이 되돌아오는 파형을 감지했다.

지하 암반을 타고 미세한 충격파의 잔향이 올라왔다.

"어머, 어머! 여보, 땅이 간질간질해! 발바닥으로 뭐가 간지럽게 올라와!" 올리비아가 놀라 그의 팔통을 덥석 잡았다. 두 사람은 발밑 지반에서 솟구치는 미세한 떨림을 함께 느끼며 숨을 죽였다.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이 침묵의 땅 아래 묻힌 목소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Cal dir la veu. Cal dir la veu de la terra en silenci.)

"땅 아래에는 수세기의 침묵이 있고, 그 속엔 결코 죽지 않는 목소리가 살아있다."

(Sota la terra hi ha un silenci de segles, una veu que no pot morir.)

에스텔례스의 시 구절이 대지 위로 나지막이 낭송되듯 흐르기 시작했다. 그 서정적이면서도 장엄한 운율은 세바스티안의 귓가에 밀려와 닿았다. 마치 부르하소트의 땅과 이 시가 세바스티안에게 끊임없이 속삭이는 듯했다. 어서 이 로스 사일로를 수세기 동안 잠들어 있던 하나의 거대한 악기로 만들어 달라고, 땅 밑의 침묵에 목소리를 부여해 달라고.

그 은밀한 속삭임을 가슴으로 받아내며, 세바스티안은 29번 사일로의 무거운 콘크리트 덮개 위로 되돌아왔다. 센서를 밀착시키고, 29번 사일로 고유의 음향 응답 주파수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 웅.

지각 깊은 곳에서 저주파의 울림이 잡혀 퍼져나왔다. 웅, 웅, 웅— 끈질기게 늘어지는 거대한 맥놀이였다. 16세기 발렌시아의 석공들은 지각의 울림을 이 좁은 입술 안에 가두어 두고 있었다. 그 진동은 광장의 41개 사일로 전체를 미세하게 떨게 만들었다.

"29번의 맥놀이는 도서관 아래 묻힌 혀 없는 종들을 깨우는 신호야. 지상의 입술과 지하의 비명이 공명할 때, 비로소 대성당 천장에 봉인된 악기들도 눈을 뜨겠지."

"옛날 사람들은 밀을 감춰두려고 이 구멍을 팠다면서... 그 밑에 슬픈 소리까지 같이 묻어버렸나 보네." 올리비아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바로 그 순간, 정적을 깨고 근처 성당의 거대한 종소리가 묵직하게 구시가지를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 저기 봐! 모니터 화면의 파란 선이 막 움직여!" 올리비아가 화면을 가리켰다.

모니터에는 광장 전역과 성당 방향에 설치한 지하 센서들이 수신한 공진 파형이 차례차례 연결되며 이어지고 있었다. 부르하소트는 거대한 신호 발생기였다. 지반을 흔드는 음파가 지하 서고의 콘크리트 벽에 공진 균열을 그어가며, 수백 년 동안 닫혀 있던 또 하나의 문을 깨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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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2037 Volumen 1: El Sello de Valencia
Capítulo 4-8: Silo Número 29 de Los Silos (Parte 1) ― El Órgano de la Tierra

El mapa en la pantalla de su smartphone indicaba claramente "Abierto 24 horas, todos los días del año". Sebastián tomó un taxi en solitario para ahorrar tiempo y llegar cuanto antes a Los Silos, aun a costa de gastar algo más de dinero. Su único objetivo era capturar la resonancia de la mañana temprana, en ese preciso instante en que la plaza permanecía sumida en el silencio.

Sin embargo, a las ocho de la mañana de aquel domingo, lo único que lo recibió al bajar del taxi fue un portón de hierro herméticamente cerrado y un frío muro de piedra.

Los datos del mundo digital decían que estaba abierto, pero la tierra real mantenía sus labios sellados. Sebastián contempló el otro lado de la verja. Las cubiertas de hormigón que sobresalían en forma abovedada sobre el suelo se hallaban dispersas como labios silenciosos que la tierra abría hacia el cielo.

Pensó que tal vez habría un horario oficial de apertura. Para protegerse del aire fresco de la madrugada, caminó hacia una pequeña cafetería cercana a la plaza. Tras usar el servicio, se reconfortó con una tostada caliente con aceite de oliva y tomate triturado, acompañada de un humeante café con leche, mientras consultaba sin cesar el reloj de su teléfono. Tras dejar pasar algo de tiempo, volvió a la plaza pasadas las nueve. Pero el portón de hierro continuaba fríamente cerrado. Hasta que el sol alcanzó lo alto del cielo y dieron más de las diez, Sebastián estuvo merodeando ante la entrada principal, yendo y viniendo dos veces. Pero la puerta nunca llegó a abrirse. Cuando se acercó a un vecino que pasaba por allí para preguntarle, la respuesta fue desoladoramente simple:

—Los domingos aquí no abren.

Un pesado desconsuelo se apoderó de él. La distancia de varios siglos entre la información digital de la pantalla y la tierra real lo oprimía con fuerza. El viaje dominical que había emprendido en solitario y en taxi quedó trancado de forma vacía ante aquel portón cerrado.

Sin embargo, esa frustración no se convirtió en renuncia, sino en un anhelo más profundo. Sebastián soportó una semana entera. Una semana de espera para despertar un silencio de siglos.

Finalmente, el sábado siguiente por la mañana, Sebastián volvió a dirigirse a la plaza de Burjassot. Esta vez iba acompañado de Olivia, quien se había empeñado en ir con él diciendo que no quería quedarse sola en casa el fin de semana.

—Oye, ¿no dijiste que la otra vez estaba cerrado? ¿Seguro que hoy sí abren? Hace unos años no parabas de entrar y salir investigando estos agujeros subterráneos, ¿y ni siquiera sabías el horario? Con el éxito que tuviste entonces y lo famoso que te hiciste... ¿es que como las cosas no van bien en Sagunto te han dado ganas de volver aquí? ¿Acaso dejaste algo valioso enterrado? —comentó Olivia a su lado con tono socarrón.

—En aquel momento solo vi la corteza exterior de la hidráulica arquitectónica. Esta vez la disciplina es distinta —murmuró Sebastián en voz baja—. No supe leer los verdaderos códigos de ondas sonoras y frecuencias que esta tierra ha albergado durante siglos.

—No sé ni de qué me hablas. A mí me bastaría con un solo día para entenderlo. Ya investigaste estos agujeros durante más de un año, ¿qué más vas a investigar ahora? En fin... —dijo Olivia sacudiendo la cabeza.

Al llegar ante el portón de la plaza, la verja que la semana anterior permanecía cerrada se encontraba abierta de par en par.

[Silo número 29 de Los Silos de Burjassot y mapa del recinto]

Al pisar el interior de la plaza, la sombra proyectada por las enormes ramas de una carrasca los cobijó. Una encina sostenida por catorce pilares. Las gruesas raíces del árbol descendían por el muro de piedra clavándose profundamente en las entrañas de la tierra. Los silos estaban en el subsuelo, el árbol en la superficie, y lo que los unía eran sus raíces. Era una antena modelada por la naturaleza.

—Oye, pero cuando decías "silos", yo me imaginaba esas altas torres de grano que hay en las granjas del campo. ¿Por qué aquí solo hay tapas redondas de hormigón desperdigadas por el suelo que parecen hogazas de pan? ¿Qué es esto exactamente? —preguntó Olivia mirando a su alrededor en el suelo de la plaza.

—Es un depósito subterráneo de granos de emergencia que la ciudad de Valencia construyó en el siglo XVI para hacer frente a las hambrunas o a las invasiones enemigas —explicó Sebastian señalando las cubiertas bajo sus pies—. No levantaron edificios sobre la tierra, sino que excavaron profundamente el terreno rocoso de Burjassot en forma de tinajas y colocaron pesadas tapas en cada entrada. En la práctica, fue una arca subterránea secreta que sostuvo la vida de toda la ciudad durante siglos.

—Madre mía, cada vez que hablas, todo es un arca. ¿No dijiste que yo también era un arca? Para ti todo es un arca —protestó Olivia.

—Tú también eres mi arca —respondió él.

—Vaya por Dios... En fin, eres un adicto al trabajo. O sea, ¿que debajo de todo este suelo hay cuevas con forma de grandes tinajas donde escondían el trigo?

—Exacto. Digamos que es un enorme pulmón que lleva siglos aguantando la respiración.

—¿Ves? ¡Ya empiezas otra vez! ¿De qué me estás hablando? A veces dices unas cosas de lo más extravagantes —lo reprendió Olivia ladeando la cabeza sin comprender.

Sebastian se limitó a sonreír levemente y caminó hacia el centro de la plaza. En el instante en que la suela de su calzado tocó el pavimento, una extraña y sutil vibración le recorrió la columna vertebral. Dejó atrás el punto marcado con una cruz (CRUZ) y se dirigió hacia las coordenadas de su objetivo.

Una tosca cubierta de hormigón abovedada. Se detuvo ante las dos cifras grabadas con claridad y profundidad en su fría superficie:

1243 29

—Lo encontré.

Los dedos de Sebastian acariciaron el grabado de la fría superficie de hormigón. 29 era el número atómico del cobre (Cu); 1243, la capacidad de grano (Cahices) calculada por los hombres siglos atrás. Las dimensiones que guardaban el alimento volvían a ser leídas ahora como los parámetros de una resonancia espiritual.

Sebastian extrajo del bolso el módulo de antena del georradar (GPR) y lo colocó sobre el suelo, al lado de la tapa del silo. Una breve onda electromagnética atravesó los estratos del suelo en la pantalla, y pronto la profundidad y el contorno de la cavidad subterránea emergió en la superficie del monitor. Sebastian comenzó a cotejar en el terreno la topografía confirmada por el radar con los grabados de la cubierta, mientras Olivia tomaba papel y bolígrafo para ir anotando las cifras en el cuaderno.

—Oye, ¿qué número de silo es el que está ahí al lado? —preguntó Sebastian.

—¿Eh? Este no tiene ningún número en la superficie de la tapa.

—El 12 está grabado allí y donde acabamos de poner el radar es la posición del 08. Busca la ubicación del silo 11. Vaya, ¿por qué no coinciden el plano del terreno y la disposición de la estructura subterránea?

—¡Pero si no hay ningún número escrito y a simple vista todas son piedras redondas idénticas! ¿Cómo quieres que lo sepa? ¡Si no hay placa con número, no te la agarres conmigo! ¡Ven y míralo tú mismo! ¡A ver dónde está el 11!

Olivia frunció los labios. Había muchas cubiertas sin número, por lo que al intentar emparejar la onda del radar subterráneo con las posiciones en la superficie, el orden se traspapelaba desde el principio. Sebastian contempló durante un buen rato las tapas de hormigón esparcidas por la plaza.

A medida que anotaba los números, Sebastian se detuvo ante la tapa de hormigón del silo 33, situado de forma oblicua en un extremo de la plaza.

La superficie de la tapa del silo 33 estaba gastada y erosionada por el paso del tiempo, mostrando un aspecto sumamente plano y tosco. La cifra ligeramente tallada en la piedra solo revelaba su contorno si se la miraba fijamente entornando los ojos:

'33' y, en el lado opuesto, otra cifra casi desdibujada: '1449'.

Al anotar este número en su libreta, la yema de los dedos de Sebastian tembló ligeramente. Conocía muy bien el peso espiritual que albergaba el número 33. Los años que Jesús pasó en la tierra habitando un cuerpo humano hasta cumplir la salvación de la humanidad en la cruz: 33 años. El tiempo en que la divinidad más alta se vació a sí misma adoptando la forma del ser humano más humilde.

Y la sorprendente verdad que se reveló al anotar y verificar la capacidad del silo fue precisamente esa cifra de 1.449 cahices. Aunque entre los 41 silos su aspecto exterior era modesto y tan plano que resultaba confuso distinguir el grabado, esa fosa excavada hacia lo más profundo del lecho terrestre era la "mayor arca", capaz de albergar la cantidad de grano más colosal de entre todos los silos.

Sebastian acarició con la palma de la mano la desgastada tapa de piedra.

—En un aspecto tan humilde se escondía el recipiente más grande para salvar al mundo.

Al igual que Jesús, quien a los 33 años lo entregó todo en la cruz para absorber los pecados de la humanidad, este silo número 33 era el eje espiritual que recibiría y purificaría los gritos de la tierra y las grandes disonancias dentro de un espacio de escala abrumadora de 1.449 cahices. Bajo la tosca tapa de piedra, el vacío de 1.449 cahices se convertía finalmente en una gran caja de resonancia lista para recibir la palabra de Dios, aguantando la respiración a la espera de su momento.

Los hombres modernos creen que pueden encontrar todas las respuestas del mundo en pantallas y buscadores. Sin embargo, la tierra real mantiene la boca cerrada ante la arrogancia digital y solo entrega su aliento a quienes la pisan con sus propios pies. En la información de internet, llamada el mar del conocimiento, no coincidían la capacidad de los silos, ni la numeración sistemática, ni siquiera la cantidad exacta. El mundo lo arrinconaba llamándolo un simple vestigio del pasado, pero nadie había registrado el verdadero orden y la memoria que esta tierra albergaba desde hacía siglos.

—La gente llama a esto un simple lugar turístico, pero nadie ha registrado el orden que esta tierra recuerda —Sebastian abrió la libreta y tomó con firmeza el bolígrafo—. Si nadie lo ha hecho, lo haré yo. Si no existe, lo crearé.

Fue el momento en que Sebastian volvió a establecer el orden olvidado en las 41 entradas de hormigón que nadie había numerado. Tras un esfuerzo compartido, ambos completaron la primera tabla de cotejo de campo, algo que nadie había redactado hasta entonces:

[Registro de cotejo de campo de los Silos de Burjassot - Cahices] 01: 150 | 02: 240 | 03: 1140 | 04: 1260 | 05: 190 06: 200 | 07: 300 | 08: 220 | 09: 160 | 10: 270 11: 298 | 12: 980 | 13: 300 | 14: 296 | 15: 397 16: 510 | 17: 580 | 18: 300 | 19: 307 | 20: 296 21: 820 | 22: 300 | 23: 200 | 24: 707 | 25: 709 26: 332 | 27: [Desconocido] | 28: 400 | 29: 1243 | 30: 400 31: [Desconocido] | 32: 417 | 33: 1449 | 34: 1000 | 35: 1056 36: 1044 | 37: 539 | 38: 1278 | 39: 1268 | 40: 420 41: 1033

—Uf, por fin lo anotamos todo. Pero los volúmenes son todos distintos, Olivia. Los silos poco profundos de 300 cahices emitirán agudos punzantes, mientras que profundidades como el número 33 de 1.449 cahices o el 29 de 1.243 cahices emitirán infrasonidos capaces de hacer temblar la tierra.

—Mmm... O sea, ¿que los agujeros grandes hacen un ruido grave y los pequeños hacen un pitido agudo?

—Jaja, dicho de forma sencilla, sí.

—¿Y qué hay debajo del edificio del Ayuntamiento que se ve al fondo? ¿También continúan los agujeros por allí? —preguntó Olivia señalando hacia el oeste con el dedo.

Sebastian y Olivia se desplazaron hacia el oeste de la plaza, en el límite con el moderno Ayuntamiento y la biblioteca municipal. La onda del GPR que Sebastian aplicaba sobre el suelo se detuvo en seco, trazando una fría línea recta horizontal en el monitor. Era una negativa absoluta.

—En los documentos oficiales consta que solo quedan 41 —dijo Sebastian apoyando la mano en la fría pared de hormigón.

—¿Eh? Después de comprobarlo todo, ¿resulta que debajo de ese edificio han desaparecido los agujeros? ¿Alguien los tapó con tierra?

—No los destruyeron. Es un olvido provocado: no usar, no recordar y hacer como si nunca hubieran existido.

Solo cuando los 41 labios que permanecían sobre la superficie se unieran a los 6 silencios sepultados bajo tierra, se compondría la partitura completa de la tierra.

Sebastian sacó de su bolsa el módulo de transmisión de ondas elásticas activas y lo fijó con firmeza al suelo. Más que un aparato de medición, parecía un dispositivo generador de ondas de choque sísmicas a pequeña escala. Cortas ondas elásticas descendieron repetidamente bajo el suelo, y los sensores instalados en los extremos de la plaza detectaron las ondas de retorno.

El eco sutil de la onda de choque ascendió a través de la roca subterránea.

—¡Ay, ay! ¡Oye, la tierra me hace cosquillas! ¡Siento un cosquilleo que sube por la planta de los pies! —exclamó Olivia sorprendida, agarrándolo fuertemente del brazo. Ambos contuvieron el aliento sintiendo juntos la sutil vibración que brotaba del subsuelo.

"Alguien tiene que decirlo. Hay que hacer oír la voz sepultada bajo esta tierra en silencio." (Cal dir la veu. Cal dir la veu de la terra en silenci.)

"Bajo la tierra hay un silencio de siglos, una voz que no puede morir." (Sota la terra hi ha un silenci de segles, una veu que no pot morir.)

Los versos del poema de Estellés comenzaron a fluir como si se recitaran suavemente sobre la tierra. Ese ritmo lírico y a la vez solemne llegó al oído de Sebastian. Era como si la tierra de Burjassot y aquel poema le susurraran sin cesar: "Haz de este Silo un enorme instrumento aletargado durante siglos, dale una voz al silencio que habita bajo el suelo".

Acogiendo aquel secreto susurro en su pecho, Sebastian regresó sobre la pesada cubierta de hormigón del silo 29. Acopló el sensor y comenzó a escanear la frecuencia de respuesta acústica propia del silo 29.

─── Mmm.

Desde lo más profundo de la corteza terrestre se captó y difundió el retumbo de una baja frecuencia. Mmm, mmm, mmm... Era una enorme pulsación que se alargaba de forma tenaz. Los canteros valencianos del siglo XVI habían encerrado el latido de la tierra dentro de esos estrechos labios. Esa vibración hizo temblar sutilmente la totalidad de los 41 silos de la plaza.

—El latido del 29 es la señal para despertar a las campanas sin lengua enterradas bajo la biblioteca. Cuando los labios de la superficie y el grito del subsuelo entren en resonancia, solo entonces abrirán los ojos los instrumentos sellados en el techo de la Catedral.

—Dicen que la gente de antes cavó estos agujeros para esconder el trigo... Se ve que debajo también enterraron un sonido triste —murmuró Olivia en voz baja.

En ese preciso instante, rompiendo la quietud, el toque imponente de las campanas de una iglesia cercana comenzó a resonar con fuerza por todo el casco antiguo.

—¡Oye, mira allí! ¡La línea azul de la pantalla del monitor se está moviendo! —exclamó Olivia señalando la pantalla.

En el monitor, las ondas de resonancia recibidas por los sensores subterráneos instalados por toda la plaza y en dirección a la iglesia se iban conectando y entrelazando una a una. Burjassot era un gigantesco generador de señales. Las ondas sonoras que hacían temblar el terreno iban trazando grietas de resonancia en las paredes de hormigón del archivo subterráneo, despertando otra puerta que había permanecida cerrada durante cientos de años.



댓글

  1. "부르하소트 로스 사일로 현장에서 확인한 33번 사일로의 각인 숫자는 오랜 세월 풍화되어 '1149'와 '1449' 모두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본 소설에서는 2037년 결전의 서사 및 방주로서의 상징적 설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1449'를 채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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