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의 식탁 - 샐러드, 치아바타빵

Stanley의 유년 시절 : 1980년, 국민학교 6학년의 일기 - 거미집




1980년 8월 7일 목요일 날씨 흐림 

'거미집'

내가 소 띠기로 갔다오다가 거미가 집을 짓는 것을 보았다. 

거미는 중간을 중심으로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하며 집을 짓는다. 

그게 끝나니까 이제는 원을 그리며 돈다. 

그것을 짓다가는 내가 더 가까이 가서 보니까 거미가 꿈쩍도 안했다. 

그래서 작대기로 건드려 보았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배경 이야기: 사라져간 유년의 풍경

어릴 적에는 소를 몰고 산으로 들로 참 많이 다녔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동네 집집마다 소를 키우고 있었고, 아이들이 보통 4~5명씩이나 되었기에 방학 때나 학교 갔다 오면 동네 아이들이 모여 소를 몰고 산으로 들로 갔다가 저녁때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저의 형님들도 저와 마찬가지 추억이 있습니다. 쉽게 가기 위해서 안장도 없는 소 등 위에 타고 가다가 미끄러져 도랑에 쳐박히기도 하고 참 재미난 기억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골이라도 그런 모습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던 때였습니다. 1980년은 제가 초등학교(국민학교) 6학년 때인데, 이때만 해도 동네에서 소를 몰고 산으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어져 저와 동네의 할머니 한 분, 이렇게 두 명만 산으로 소 뜯기로 다녔습니다. 그러다 그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저 혼자 며칠 다니다가, 혼자서는 위험해서 산에 다니기도 어려워 결국 중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 산으로 소 뜯기로 가는 것은 저를 마지막으로 해서 동네에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 소 뜯기로 가는 장면은 어른들이라면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모래밭에서'란 동요에도 나와 있습니다.

동요 속의 풍경과 '소 띠기'의 의미

이러한 유년의 정서는 동요 〈모래밭에서〉 2절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모래밭에서〉

1절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모래알로 떡 해놓고 조약돌로 소반 지어 언니 누나 모셔다가 맛있게도 냠냠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2절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강변에서 메뿌리 캐고 들판에서 풀피리 불며 '소 먹이고 돌아오는' 즐거운 우리들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 '소 띠기'라는 말: 일기장에 적힌 소 띠기는 제가 살던 경북 문경에서 쓰던 말로, 소에게 풀을 뜯기기 위해 산이나 들로 데리고 나가는 일을 뜻합니다.

  • 동요와의 연결점: 동요 2절의 '소 먹이고 돌아오는'이라는 구절은 일기 속 소 띠기와 같은 행위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어릴 때 소를 몰고 산으로 가던 풍경은 동요 속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댓글

  1. 우와 일기장이 아직도 있다니.
    그리고 끈기있게 관찰도 잘했고 묘사도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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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웃긴게 나도 이 일기장이 아직 남아있는 줄 몰랐는데 형님이 시골집에 보관하고 있다고 해서 며칠전에 택배로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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